"일본 안 가요" 동해항 출발 일본 여행객 '뚝'…8월 69.7% 감소

올해 6월 2214명→7월 557명→8월 453명…"더 감소 할수도" / 일본 여행 취소 국민 43.8% 국내 여행으로 대체
지난달 3일 오후 7시 서울 종로구의 옛 일본 대사관 앞에서 ‘아베 규탄 시민행동’ 주최로 열린 ‘역사왜곡, 경제침략, 평화위협 아베 정권 규탄 3차 촛불문화제’에 참가한 시민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김경호 기자

 

일본의 수출 규제에 반발해 일본 제품 불매운동이 이어지면서 강원 동해항에서 일본으로 가는 여행객이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처럼 일본에서 눈을 돌린 여행객 중 44%가량은 국내로 돌아섰다는 여론조사 결과도 나왔다.

 

15일 동해해양수산청에 따르면 지난 8월 동해항에서 출발하는 배를 이용해 일본을 찾은 내국인은 453명으로 지난해 같은달 1497명에 비해 69.7%(1044명)가 감소했다.

 

앞서 지난 7월의 동해항 출발 일본 방문 내국인은 557명으로 전년 같은 달 1970명보다 71.7% 줄었다.

세계일보 자료사진

 

올해 동해항에서 일본을 찾은 여행객은 불매운동이 본격화하기 이전인 지난 6월 2214명 이후 급감하는 추세다.

 

동해해양수산청 관계자는 ”일본 불매운동 여파로 일본을 찾는 내국인 수가 지난 7월부터 큰 폭으로 줄었다”며 ”당분간 현 상태를 유지하거나 더 감소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일본 여행 취소 국민 43.8% 국내 여행으로

 

이처럼 일본 여행을 계획한 상당수 국민은 일본 정부의 수출 규제조치 후 여행을 취소하거나 여행지를 국내로 바꾼 것으로 파악됐다.

 

앞서 지난 11일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이 공개한 ’일본 수출규제 이후 일본 여행에 관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일본 여행 계획이 있던 국민의 69.3%가 이를 취소하거나 목적지를 변경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4일 인천국제공항 탑승수속 카운터가 일본행 항공기 수속 시간임에도 비교적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영종도=연합뉴스

 

일본 여행을 취소한 사유로는 응답자 중 93.2%가 ’최근 한·일관계 악화’를 꼽았다.

 

일본 여행을 취소 또는 변경한 응답자 중 여행지를 국내로 전환한 비율이 43.8%였다.

 

일본을 대체한 국내 여행지는 제주(31.5%)와 강원(20.4%), 부산(16.7%) 순이었다.

 

여행지를 다른 해외로 변경한 응답자는 39.2%였으며, 대체 여행지는 베트남(29.0%)이 가장 많았고, 대만(17.9%)과 홍콩(17.2%)이 뒤를 이었다.

 

이번 조사는 지난달 23일∼지난 2일 1326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설문 방식으로 진행했다. 이 중 일본 여행 계획이 있는 응답자는 534명이었다.

 

수출규제 조치 후 일본 여행 의향과 호감도도 큰 폭으로 낮아졌다.

 

일본 여행 의향은 수출 규제 전 60.4%에서 규제 후 11.5%로 하락했으며, 일본에 대한 호감도도 같은 기간 28.7%에서 7.6%로 폭락했다.

 

문화관광연구원 관계자는 “우리 국민이 평소 일본을 여행 목적지로 고려하는 주된 요인이 접근성과 매력성, 가격 경쟁력, 다양한 관광 콘텐츠인 점을 고려해 국내 관광의 매력을 높이기 위한 정책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김경호 기자 stillcut@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