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LG와 두산의 맞대결은 큰 주목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 태풍의 영향으로 다른 4경기가 모두 취소돼 잠실 단 1경기만 열린 것이 모든 이유는 아니었다. 이 경기 결과에 따라 끝난 것 같았지만 다시 불씨가 살아난 정규리그 1위 싸움이 더욱 뜨거워지는 상황이었던 것이 더 큰 이유였다.
8월 말까지만 해도 정규리그 1위가 떼논 당상 같았던 SK가 9월 들어 5연패 등 극도의 부진에 빠진 사이 2위 두산이 치고 올라오며 SK와의 승차가 21일에는 1경기까지 줄어들었다. 3위 키움 역시 SK에 1.5경기 차로 다가와 세 팀이 모두 정규리그 1위를 노리게 됐다. 그래서 경기를 펼치는 LG와 두산팬뿐 아니라 1위 SK, 3위 키움 팬들도 눈을 뗄 수 없었다.
하지만 승부를 가른 것은 LG 외국인 타자 카를로스 페게로(32)였다. 3-3으로 팽팽하던 연장 10회 초 2사 1, 3루에서 두산 투수 윤명준의 높은 패스트볼을 힘으로 밀어쳐 좌측 펜스를 넘기며 팀의 6-3 승리를 이끌었다. 자신의 시즌 9호째 홈런이다. 특히 페게로는 이날 4타점을 홀로 책임지며 승리의 일등 공신이 됐다. 비록 불펜진의 난조를 승리를 챙기지 못했지만 7.2이닝 동안 무려 120구를 던지며 8피안타 4탈삼진 2실점한 LG 선발 차우찬(32)의 역투도 빛났다.
반면 역전승을 노렸던 두산은 쓰디쓴 패배로 선두 SK와의 격차가 다시 1.5경기로 벌어지고 3위 키움과의 승차는 없어졌다. SK와 두산은 나란히 6경기씩 남았고, 키움은 3경기를 남겨두고 있어 1위 싸움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특히 우천 취소 경기가 마지막 순위 싸움에 적지 않은 변수가 될 전망이다.
송용준 기자 eidy015@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