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택 압수수색으로 조국 조이는 윤석열… 한쪽 치명상 불가피

검찰 수사관들이 23일 오전 서울 서초구 방배동 조국 법무부 장관 자택 압수수색을 하기 위해 건물로 들어서려 하고 있다.   뉴시스

23일 검찰이 조국 법무부 장관의 자택을 압수수색하면서, 검찰 수사가 조 장관 가족을 넘어 본인을 향하고 있다는 관측이 조심스레 나오고 있다. 검찰의 인사권을 가진 법무부 장관이 검찰 수사를 받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질 가능성마저 제기되는 상황이다. 

 

◆검찰, 조국 자택 압수수색…좁혀지는 검찰 수사망

 

조국 법무부 장관이 23일 오전 서울 서초구 방배동 자택에서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법조계에 따르면 검찰은 이날 오전 9시쯤 서울 방배동 소재 조 장관의 자택을 압수수색했다. 앞서 검찰은 조 장관 가족의 자산관리를 맡아 온 한국투자증권 직원 김모씨로부터 자택 PC의 하드디스크 2개를 임의로 제출받았는데, 조 장관의 자택에는 교체하지 않은 PC 하드디스크가 남아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수사는 이날 자택에 대한 압수수색까지 벌이면서 조 장관 일가를 바짝 조이는 형국이다. 검찰은 조만간 조 장관의 부인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도 소환할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날 압수수색으로 조 장관 측과의 긴장감도 한층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23일 검찰이 압수수색 중인 조국 법무부 장관의 서울 서초구 방배동 자택 앞에 취재진이 대기하고 있다.  연합뉴스

검찰은 정 교수가 5촌 조카 조모씨를 통해 펀드 설립 및 운영의 상당부분에 개입했다는 정황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만일 조 장관이 이런 사실을 알고 관여했다면 공직자의 직접 투자를 금지한 공직자윤리법 위반의 소지가 있다. 검찰은 하드디스크 교체를 도운 김씨로부터 조 장관이 ‘아내를 도와줘 고맙다’는 취지의 말을 했다는 진술을 확보한 상태다. 

 

검찰이 수사를 시작한 초기만 해도 여러 의혹과 관련해 조 장관이 연루된 혐의를 찾기는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우세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조 장관에 대한 검찰의 직접 조사 필요성이 거론되는 분위기다. 조 장관의 공직자윤리법 위반 의혹을 비롯해 딸의 서울대 법대 인턴 활동증명서 허위 발급 의혹, 증거인멸방조 의혹 등과 관련해 검찰 조사를 받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미 검찰은 지난 20일 조 장관의 서울대 법대 스승인 한인섭 형사정책연구원장을 불러 조사한 바 있다. 

 

윤석열 검찰총장이 23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점심식사를 위해 구내식당으로 이동하고 있다. 뉴시스

◆조국과 윤석열, 수사 결과 따라 어느 한쪽 치명상 불가피

 

조 장관이 법무부 장관으로 임명된 뒤에도 ‘윤석열 검찰’의 수사가 거침없자, 법조계에서는 추후 수사의 파급력과 파장을 예측하기 어렵다는 반응이 나온다. 검찰로서도 조 장관에 대한 수사가 ‘정치수사’ 아니냐는 의심을 받는 상황에서 조 장관에 대한 혐의를 밝혀낼 경우 수사 정당성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반대의 경우에는 검찰이 역풍에 휘말릴 수 있다. 이 경우 사실상 조 장관이 추진해 온 검찰개혁에 저항하기 위해 정치적 판단으로 수사를 시작했다는 의심을 피하기 어려워 ‘조국발 검찰개혁’ 바람이 거세지는 동시에 윤석열 검찰총장의 입지도 흔들릴 것으로 보인다.   

 

권구성 기자 ks@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