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7호 태풍 ‘타파’는 지나갔지만 농축산·방역 당국의 발길은 더욱 바빠지고 있다. 농경지 침수와 낙과 등 폭우와 강풍 피해 복구도 시급하지만 태풍에 휩쓸린 아프리카돼지열병(ASF) 방역망을 재구축하는 게 최우선 과제로 떠올랐다.
김현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23일 ASF 방역조치들을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장관은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ASF 대응상황 점검회의’에서 “금일 오전 6시40분 중점관리지역 내 경기 김포 통진읍에서 의심신고가 들어왔다”며 “현재 긴급 차단 방역조치 중”이라고 전했다.
농식품부에 따르면 김포에서 돼지 1800마리를 키우는 농장주 A씨는 이날 오전 기르던 모돈(어미돼지) 4마리가 유산 증상을 보였다며 관계 당국에 신고했다. 한강 이남 지역에서 ASF 의심신고가 접수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첫 발생지인 경기 파주 농장에서는 13.7㎞, 두 번째 연천 농장으로부터는 45.8㎞ 떨어져 있다.
방역 당국은 또 ASF가 발생한 농장들과 역학관계에 있는 544개 농장을 대상으로 정밀검사를 진행 중이다. 23일 현재 160여곳에서 음성판정을 받았다. 파주·연천에 있는 농장 619곳을 대상으로 한 전화 예찰에서도 특이사항은 발견되지 않았다.
한편 더불어민주당 지도부는 이날 경기도 양평 ASF 방역대책상황실을 찾아 ASF 확산 방지 및 조기종식에 만전을 기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해찬 대표는 “정부는 5개 부처 합동으로 최고 수준 방역태세와 돼지고기의 안정적인 공급과 안심 소비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설 연휴를 앞두고 터진 구제역에 신속히 대응해 상황을 조기 종료했는데, 이번에도 최선을 다해 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도 이날 ‘ASF 대책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가진 첫 회의에서 “정부 예비비의 조속한 지급을 통해 피해복구에 사용하게 요구할 예정이고, 피해복구를 하는 과정에서 실질적 보상이 될 수 있도록 앞장서겠다”며 “피해 규모에 따라 특별재난지역 선포 여부 등 좋은 방법이 있는지 살펴보겠다”고 말했다.
송민섭·이귀전 기자 stsong@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