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주 돼지열병 두 번째 확진에 농가들 '허탈'

국내에서 처음으로 가축전염병인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발생한 17일 오전 경기 파주시 연다산동의 한 돼지농장에서 방역 관계자들이 인근 방역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뉴시스

 

경기도 파주에서 1주일 만에 또다시 아프리카돼지열병(ASF) 확진 판정이 나오자 양돈 농가들은 큰 허탈감에 빠지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전날 의심 신고를 한 파주시 적성면 자장리 양돈 농가가 ASF 확진 판정을 받았다고 24일 밝혔다.

 

지난 17일 파주에서 국내 처음으로 아프리카돼지열병이 확진된 이후 네 번째 발병이자, 파주에서만 두 번째 확진이다.

 

파주 자장리의 발병 농가는 전날 어미돼지 3마리가 유산했다고 방역 당국에 신고했다.

 

이 농가는 연천의 아프리카돼지열병 발생 농가에서 6.9㎞ 떨어져 있으며, 어미 200마리를 포함해 돼지 2300마리를 사육하고 있다.

 

농식품부는 의심 신고 직후부터 현장에 초동방역팀을 긴급 투입해 사람과 가축 및 차량에 대한 이동통제와 소독 등 긴급 방역 조처를 해왔다.

 

파주시는 이날 ASF 확진 판정이 나오자 해당 농가에 대한 예방적 살처분과 발생 원인 파악을 위한 역학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가 24일 오전 아프리카돼지열병(ASF) 의심축 신고가 접수된 경기 김포와 파주에서 ASF 확진 판정을 받았다고 밝혔다. 사진은 ASF 발생농장 위치도. 뉴시스

살처분은 구제역 등 다른 동물 전염병 때와 마찬가지로 이산화탄소로 질식시킨 뒤 매몰처리 방식으로 이뤄진다.

 

적성면과 바로 옆 파평면은 파주지역에서 돼지 사육이 가장 많은 지역이다. 두 지역에서 사육되는 돼지만 총 6만8000여 마리로 파주시 전체(11만1000여 마리)의 60% 이상을 차지한다.

 

이에 따라 파주시는 방역만이 축산 농민들을 지키는 일이라며 방역초소를 지난 21일 55곳에서 70곳으로 확충하고 방역에 총력을 기울여 왔다.

 

파주시는 양돈 농가로 향하는 길목마다 통제초소와 거점소독시설을 설치해 외부 차량의 진입을 막고, 농장 입구와 주요 도로에는 생석회를 살포해왔다.

 

국내에서 처음으로 가축전염병인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발생한 17일 경기 파주시 연다산동의 한 돼지농장에서 방역 관계자들이 살처분 매몰 작업을 준비하고 있다. 뉴시스

 

촘촘한 방역망에도 1주일 만에 ASF 추가 확진 판정이 나오자 지역 축산 농민들의 허탈감은 극에 달하고 있다.

 

파평면 덕천리에서 돼지 2200마리를 키우는 이모(47)씨는 “1주일 사이 파주와 연천, 김포에서 돼지 열병이 잇따라 발병해 초조함이 이루 말할 수 없다”며 “제발 우리 농장에는 돼지 열병이 없기를 바랄 뿐”이라고 전했다.

 

법원읍에서 돼지 농장을 운영하는 이윤상 한돈 파주시 회장도 “지난주 20일에도 적성과 파평에서 의심 신고 됐지만, 최종 음성 판정이 나 이번에도 음성이길 바랐다”면서 “농가에서 아무리 방역에 최선을 다해도 이어지는 추가 발병에 축산 농민들도 점점 지쳐간다”고 말했다.

 

파주=송동근 기자 sdk@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