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인천 강화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ASF) 의심신고가 또 접수됐다. 이날 오후 늦게 확진 판정이 날 경우 강화에선 두 번째이고, 국내에선 여섯 번째 발생 농장이 된다. 잠복기가 최대 3주인 ASF 바이러스가 이미 북한 접경 지역을 중심으로 만연돼 있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당국 추가 확산 막기 위해 총력전
농림축산식품부는 이날 오전 강화군 불은면 소재 돼지농장에서 ASF 의심신고가 접수됐다고 밝혔다. 이 농장에선 모돈(어미돼지) 2마리가 폐사하고, 2마리는 식욕부진 1마리는 유산 증상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모돈 80마리를 비롯해 돼지 830여마리를 키우는 이 농장은 이틀 전 3차 ASF 확진 판정을 받은 김포 통진읍 농장과는 6.6㎞, 전날 5번째 발생한 강화 송해면 농장과는 8.3㎞ 떨어져 있다.
농식품부는 신고 접수 직후 해당 농가에 초동방역팀을 투입, 사람과 가축, 차량 등의 이동을 통제하고 소독 등 긴급 방역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밝혔다.
방역 당국은 ASF가 지난 16일 파주에 이어 연천(17일), 김포(23일), 파주(23일), 강화(24일) 등 북한과 접경한 수도권 일대로 확산할 조짐을 보이자 24일 낮 12시를 기해 전국에 일시이동중지명령(Standstill)을 내렸다. 26일 낮 12시까지 전국의 모든 축산 관련 인력이나 차량, 축산물은 이동할 수 없다.
또 전날 경기와 인천, 강원 모든 시·군을 중점관리지역으로 정한 당국은 가용 장비와 차량을 총동원해 소독제와 생석회 등을 살포하는 등 2차 방역망을 구축하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농식품부와 농촌진흥청, 산림청 직원 272명은 양돈 농가가 있는 154개 시·군 농가와 출산 관련 시설을 대상으로 일제 점검도 벌이고 있다.
◆차량 통해 확산했을 가능성 커
당국은 다음달 4일까지 접경 지역에 위치한 취약지역 농가 1494호에 대한 정밀검사를 완료할 계획이다. 지금까지 661호 시료를 채취했고 561호에 대한 검사를 완료했다. ASF가 확진된 강화 송해면 농장을 제외하고 ‘양성’ 반응을 보인 농장은 없었다.
당국은 추가 발생한 농장 인근에 위치했거나 차량 이동 등 역학관계에 있는 농장 278호에 대해서 정밀검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파주와 연천, 김포 방역대 내 농장과 도축장, 차량 관련 역학관계에 있는 농장은 897호인데 전화예찰 결과 770호에서 이상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방역 당국은 가축이나 사료, 분뇨 이동 차량을 통해 바이러스가 옮겼을 가능성이 제일 큰 것으로 보고 있으나 멧돼지, 물(지하수 포함), 곤충(파리나 모기) 등 다른 매개체를 통해 확산했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24일 오후 11시 기준으로 지금까지 살처분했거나 예정인 돼지는 5만마리가 넘은 것으로 집계됐다. ASF가 두 차례 발생한 파주시가 3만6000여마리, 연천이 1만여마리, 김포 3100여마리, 강화 400마리 등이다. 농식품부는 이중 2만여마리를 살처분했고 3만여마리를 추가로 살처분·매몰할 계획이다.
한편, 24일 돼지고기 도매가격은 1㎏당 5119원으로 전날(4824원) 대비 6.1% 올랐다. 지난달(4179원)과 비교하면 22.5%나 뛰었다. 냉장 삼겹살 소매가격은 1㎏당 2만1230원으로 전월(1만8920원)보다 12.2% 올랐다.
송민섭 기자 stsong@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