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문재인 대통령의 아들 준용씨를 상대로 아버지 덕을 봤다고 주장한 곽상도 자유한국당 의원을 향해 “본인의 정치 인생을 ’찬스’로 도배한 사람이 참 뻔뻔하다”고 비판했다.
이 의원은 26일 페이스북을 통해 ”곽 의원이 문 대통령 아들 부부의 사회활동을 ’시아버지 찬스’니, ‘아빠 찬스’니 운운하는 억측을 하면서 자식뻘 나이의 문씨의 항의를 받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어 ”본인이 박근혜 정권 민정수석 할 때 지금 문 대통령 가족을 조사하는 열정의 만분지일이라도 발휘했으면 최순실의 국정농단 가능성은 줄었을 것”이라며 ”박 정권 집권 초기에 권력 핵심의 각이 잡힐 때 초대 민정수석 곽상도의 무능은 이후 청와대의 파행적 운영과 최순실 등 ’십상시’ 발호에 일조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검찰 출신 ’듣보잡’(듣도 보도 못한 잡것이라는 뜻의 속어) 변호사가 정권 출범할 때 가장 요직인 민정수석에 발탁되었다면 ’찬스’를 썼을 가능성이 많다”며 ”자리 비중으로 볼 때 ’최순실 찬스’ 정도는 쓴 것이 아닐까”라고 꼬집었다.
이 의원은 또 ”그는 20대 총선에서 ’진박’(眞朴·진짜 친박계) 간 경쟁이 가장 치열했던 대구에서 지역구 공천을 받았다”며 ”박근혜, 최순실, 최경환 등 감옥에 있는 누구의 ’찬스’를 쓴 것이냐”고 거듭 반문했다.
나아가 ”국정농단 수사 결과 진박 공천과 선거운동에 경찰청, 국가정보원 등에서 직·간접적으로 불법적인 지원이 있었음이 드러났다”며 ”그는 공천 등에서 ’범죄 찬스’를 쓴 적은 없을까”라고 다시 한번 의혹을 제기했다.
그러면서 ”그는 현재 한국당에서 교체대상으로 돼 있다”며 ”‘못된 검찰 짓’이라도 해서 ’황교안 찬스’를 만들고픈 마음은 알겠지만 꼰대의 심통을 갖고 건실하게 살아가는 젊은이들을 꼭 해코지해야 하는가”라고 덧붙였다.
앞서 곽 의원은 준용씨 부부를 겨냥해 문 대통령의 후광을 통해 특혜를 얻지 않았으냐고 비난했고, 준용씨가 반박에 나서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연일 설전을 벌이고 있다.
준용씨는 지난 24일 페이스북에서 ”곽상도 의원, 자신 있게 밝힙니다”라며 "제 아내는 ’시아버지 찬스’를 쓸 필요가 없는 훌륭한 인재”라고 밝혔다.
더불어 ”의원님이 언급한 모든 사안에 아무런 문제도 없으니 걱정 마시라”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곽 의원이) 얼마든지 ’살펴본’ 뒤 아무런 문제가 없을 경우 문제없음을 밝히는 일도 해줄 거라 믿는다”며 “그래야 아무 잘못 없는 사람한테 이런 글을 쓰는 자기 행동에 대한 공정한 처사”라고 강조했다.
또 특정 언론사의 기사를 링크하고는 ”곽 의원이 저에 대해 ’조사’를 한다고 표현해 마치 저에게 부정이 있는 것처럼 곽 의원 주장의 뉘앙스를 미묘하게 바꾼 기사 제목의 수정을 요청한다”고 했다.
앞서 곽 의원은 지난 22일 페이스북에서 문 대통령의 며느리이자 준용씨의 부인 장모씨가 문재인 정부 출범 직후 ‘2017년 메이커 운동 활성화 지원사업’의 대상자로 선정됐다며 특혜 의혹을 제기했다.
곽 의원은 특히 장씨가 2017년 교육부와 한국연구재단에서 지원하는 ‘이화여대 여성공학인재 양성 사업단’과 한국청년기업가정신재단의 ‘청소년 기업가 정신 교육 연구’ 등에도 참여했다고 주장했다.
곽 의원은 ”시아버지가 대통령에 당선된 뒤 ’정말 우연히’ 정부 지원사업 대상자로 선정됐다고 믿고 싶다”며 “‘시아버지 찬스’가 없었는지 살펴볼 예정”이라고 밝혔다.
앞서 준용씨는 지난 21일에도 한국당이 자신을 향해 특혜 의혹을 제기한 데 대해 SNS에 공개 글을 올려 “아버지 찬스 없이 열심히 살고 있으니 걱정 말라”며 반박한 바 있다.
이에 대해 곽 의원은 전날 페이스북에 ”대통령 며느리의 시아버지 찬스에 대해서만 밝히고 유학 얘기는 쏙 빼고 얘기를 안 해주니 궁금하다”며 ”미국 유학 시절 손혜원 의원의 뉴욕 맨해튼 빌라에서 생활한 적이 있느냐”고 물었다.
이어 ”문준용씨가 뉴욕 생활 3년여 동안 수억원을 썼을 것이라는 보도가 있다”며 ”명문 예술대학파슨스(1년 학비 약 5000만원) 대학원 과정 학비와 주거비, 차량 유지비, 생활비 등 유학 자금은 총 얼마이고, 그 자금들은 어떻게 마련했느냐”고 물었다.
그러면서 “부인에 대한 것과 마찬가지로 본인의 미국 유학 관련 ‘아버지 찬스’에 대해서도 이참에 다 밝혀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김경호 기자 stillcut@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