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전 남편을 살해·유기한 혐의를 받는 고유정(36·구속기소)을 지난 3월 충북 청주에서 숨진 A군(5) 사망사건 용의자로 지목했다. 이에 고유정이 의붓아들 A군이 사망한 날 전후 보인 이상 행적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질식사’한 의붓아들…사망 전후 인터넷에 ‘질식사’ 검색?
A군의 사망 원인은 ‘질식사’다. 고씨의 현재 남편 B씨(37)은 경찰 조사 당시 “아침에 일어나 보니 함께 잠을 잔 아들이 숨져 있었다”며 “아내는 다른 방에서 잤다”고 진술했다.
지난 25일 충청타임즈 보도에 따르면 경찰이 고씨의 인터넷 사용내역을 분석한 결과 A군이 숨진 시간 전후로 고씨가 휴대전화로 ‘질식사’를 검색한 증거를 확보했다. 당시 고씨가 ‘질식사’를 검색한 뒤 얻은 정보는 ‘2015년 친아들이 치매에 걸린 아버지를 베개로 눌러 질식사 시킨 사건’이다.
해당 검색 기록을 증거로 경찰은 고씨가 “A군이 숨진 시간에 잠을 자고 있었다”는 진술이 사실이 아니라고 결론 내렸다.
◆의붓아들 사망한 날, “애들이 솜사탕 너무 좋아해^^”
줄곧 고씨는 “사건 당일 남편과 아들이 자는 다른 방에서 잠을 잤으며 아침에 깨어보니 아들이 숨져 있었다”고 진술해왔다.
하지만 경찰 수사 결과, 고씨는 사건 당일 자정쯤 거주하는 아파트의 온라인 커뮤니티에 아이들에 대한 정보를 담은 댓글을 작성했다.
고씨는 “솜사탕을 직접 만들어 주는 곳을 보기가 힘들다”며 “애들이 너무 좋아해서”라는 댓글을 달았다. 이어 고씨는 페이스페인팅, 솜사탕 제작, 바자회 등 아파트 거주민을 위한 이벤트를 제안했다.
해당 댓글의 작성자는 고씨의 아이디로, 작성 시각은 3월2일 0시05분이다. A군은 지난 3월2일 오전 10시10분쯤 숨진 채 발견됐다.
◆A군 사망 뒤, 어린이집에 다급하게 전화 “제주로 이사가야 해”
A군이 사망한 이튿날인 3월3일, 고씨는 어린이집에 전화해 “A군의 할머니가 위독해 제주도로 이사가야 할 것 같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어린이집 관계자는 “고씨가 다급하게 전화했는데, A군이 죽었을 것이라고는 상상도 못했다”고 말했다.
또 고씨가 보육통합정보시스템에 친아들의 정보를 수정하면서도 숨진 A군의 정보는 삭제하지 않은 사실도 밝혀졌다.
어린이집 측이 지난 5월 초에 고씨가 입력한 보육시스템을 확인한 결과, 고씨가 친아들은 ‘입소대기 취소’를 했지만, A군은 ‘입소대기’ 상태로 남겨 놓았다.
경찰은 고씨를 A군 살해 용의자로 특정한 가운데 일련의 증거들은 결정적 증거가 아닌 ‘정황 증거’이고, 고씨가 혐의를 강하게 부인하고 있어 법정 공방이 예고된다.
최서영 온라인 뉴스 기자 sy2020@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