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쇄살인 막았을 것" 고유정 남편 홍태의가 얼굴·실명 공개한 이유

'고유정이 의붓아들도 살해' 경찰 잠정결론 / 홍씨, 방송 인터뷰서 "아들과 고씨 전 남편 사망 사건 흡사한 점 많아" / "경찰 초동수사 부실… 전 남편 살해 막을 수 있었다"

 

고유정(사진 왼쪽)의 현재 남편인 홍태의(37, 〃오른쪽)씨가 지상파 뉴스 프로그램에 나와 자신의 얼굴과 실명을 공개했다.

 

홍씨는 26일 저녁 방송된 MBC ‘뉴스데스크’에 출연했다.

 

그는 자신의 신상을 공개하는 이유에 대해 “(세상을 떠난)아이에게 당당하고 싶다”라고 밝혔다.

 

경찰은 최근 ‘제주 전 남편 살해사건’ 피의자인 고유정(36)씨가 의붓아들이자 홍씨의 친아들인 A(5)군도 살해했다고 잠정 결론을 내렸다.

 

고유정의 남편 홍태의(37)씨가 MBC ‘뉴스데스크’에 출연한 모습. MBC 방송 화면 갈무리

 

경찰은 5개월여 수사 끝에 A군과 고씨 전 남편 강모(36)씨 사망 사건에 유사한 점이 많다는 점, 휴대전화 등 디지털 증거를 통해 고씨가 거짓말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점 등을 들어 고유정을 A군 사건의 범인으로 특정했다.

 

홍씨는 ‘뉴스데스크‘에서 고씨의 전 남편 살해사건이 드러난 후 파장이 커질 때쯤 고씨가 자신의 아이를 살해했다고 의심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두 사건의 패턴과 두 사건이 일어난 후 고씨의 행동에 흡사한 점이 많다고 주장했다.

 

그는 “전 남편 분의 사망한 패턴이 제가 느끼기에 너무 흡사했다. 카레를 먹게 되고, 사망하고 나서 (고씨가)그 공간을 똑같이 치웠다”고 말했다.

 

지난 2일 제주지법에서 열린 ‘제주 전 남편 살해 사건’ 2차 공판에 모습을 드러낸 고유정. 연합뉴스

 

특히 홍씨는 A군 사망사건 직후 경찰이 초동수사만 잘했더라면 고씨의 전 남편이 살해되는 끔찍한 일은 벌어지지 않았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홍씨는 경찰이 자신을 과실치사 혐의로 입건한 것에 대해 “제가 수사를 받는 게 기분이 나쁘다는 게 아니다. 고씨가 그 사이에 그거(증거)를 다 버리고 어쨌든 용의선상에서 제외가 됐다는 게 문제”라고 했다. 

 

인터뷰 마지막에 홍씨는 “(아들에게)너무 미안하고 너무 사랑하고 너무 보고 싶다. 그래서 조만간에 아이를 봤으면 좋겠다”라고 말하며 울먹이기도 했다.

 

 

A군은 지난 3월2일 오전 10시10분쯤 청주 상당구에 위치한 홍씨와 고씨 부부 아파트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홍씨는 당시 경찰에 “아침에 일어나 보니 어젯밤에 함께 잠이 들었던 아들이 숨져 있었다”고 진술했다.

 

이후 지난 5월25일 제주의 한 펜션에서 고씨가 전 남편을 살해하고 시신을 훼손 및 유기한 사건이 세상에 알려지게 됐고, 홍씨는 (아내인)고씨가 아들을 죽인 것 같다며 6월13일 경찰에 고소장을 제출했다.

 

지난 7월24일 경찰은 A군이 사망한 원인에 대해 “몸 전체가 10분 이상 강하게 짓눌려 질식사한 것으로 보이며, 사망시각은 새벽 5시쯤으로 추정된다”고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정밀부검 결과를 인용해 발표했다.

 

 

 

 

홍씨 아들 사망사건을 조사해온 청주상당경찰서는 고씨가 의붓아들 A군을 살해한 것으로 최근 잠정 결론을 내렸다.

 

경찰은 프로파일러와 법률 전문가들을 투입해 광범위한 조사를 진행했으며, 이들은 ‘고씨가 현재 결혼 생활에 (의붓아들)A군이 걸림돌이 된다는 이유로 살해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입을 모았다.

 

특히 경찰은 고씨가 A군이 숨지기 전날 카레라이스를 먹인 점, 지난해 11월 수면유도제를 구입해 보관해왔던 점 등을 유력한 정황증거라고 판단했다. 또한 고씨의 휴대전화를 분석, A군이 숨진 날 새벽 고씨가 잠들지 않고 깨어있었다는 정황증거도 확보했다.

 

하지만 고씨가 A군을 살해했다는 확실한 직접증거를 확보했는지 여부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만약 정황증거만 있다면, 이 사건 역시 치열한 법적공방이 예상된다.

 

현화영 기자 hhy@segye.com    사진=MBC 방송 화면 갈무리,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