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피겨퀸’ 김연아의 은퇴 이후 침체일로였던 한국 여자 피겨스케이팅은 최근 확연한 부흥기에 접어들었다. 지난해 11월 임은수(16·신현고)가 2018~2019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시니어 그랑프리 5차 대회에서 3위를 차지하며 김연아 이후 여자 싱글에서 9년 만에 메달을 따낸 것을 시작으로 올 시즌은 유영(15·과천중), 김예림(16·수리고) 등의 선전 소식도 속속 들려오고 있다. 김연아 홀로 외롭게 한국 피겨스케이팅을 지켰던 10여 년 전보다도 훨씬 더 활기가 넘치는 요즘이다.
여기에 주니어무대에서도 장밋빛 미래를 기대케 하는 소식이 들려왔다. 이해인(14·한강중·사진)이 2회 연속으로 주니어 그랑프리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이해인은 29일 크로아티아 자그레브에서 열린 2019~2020 ISU 주니어 그랑프리 6차 대회 프리스케이팅에서 자신의 프리스케이팅 프로그램 ‘파이어댄스’에 맞춰 11개 연기요소를 실수 없이 완벽하게 소화하며 기술점수(TES) 71.95점, 예술점수(PCS) 62.16점 등 134.11점을 획득했다. 하루 전 열린 쇼트프로그램에서 69.29점을 받은 이해인은 이로써 총점 203.40점으로 다리아 우사체바(197.19), 안나 프롤로바(181.96·이상 러시아)를 제치고 정상에 올랐다.
이해인은 지난 7일 주니어 그랑프리 3차 대회에서 197.63점으로 금메달을 획득한 바 있다. 한국 선수가 주니어 그랑프리 2개 대회에서 연속 우승을 차지한 것은 2005년 김연아(은퇴) 이후 14년 만이자 한국 선수로는 두 번째다. 이날 총점 200점을 돌파하며 김연아(228.56점), 임은수(205.57점)에 이어 세 번째로 ISU 공인 200점을 돌파한 한국 여자 선수로도 이름을 남겼다.
서필웅 기자 seoseo@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