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략 무기’ 평가 받는 SLBM… 바다 밑에서 요격 피해 핵공격 감행 가능

사전 발사 징후 포착하기 힘들어/ 미사일 경량화로 사거리 향상 추정/ 3년전보다 비행고도 최소 300㎞ ↑
北이 공개한 신형 잠수함 지난 7월23일 북한 조선중앙TV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새로 건조한 잠수함을 살펴봤다고 보도할 당시 공개된 북한의 신형 잠수함의 모습. 당시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발사관은 모자이크 처리돼 있었는데, 우리 군 당국은 북한이 이번에 쏘아올린 SLBM 추정 발사체와의 연관성을 분석하고 있다. 세계일보 자료사진

군 당국은 북한이 2일 원산 북동쪽 해상에서 발사한 미사일을 북극성 계열의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로 추정하고 있다.

 

SLBM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과 더불어 전략적 성격이 강한 무기로 평가받는다. 바다 밑에서 움직이는 잠수함은 탐지가 쉽지 않아 사전 발사 징후를 포착하기 어렵다. 그만큼 요격 기회가 줄어들어 SLBM의 기습공격에 큰 피해를 입을 가능성이 작지 않다. SLBM 사거리를 연장하면 적의 위협이 낮은 해역에서 핵공격을 감행할 수 있다. 미국과 러시아 등 핵보유국들이 SLBM을 탑재한 핵추진잠수함을 실전 배치하는 이유다. 북한은 2016년 북극성-1형 SLBM을 발사했으며, 2017년에는 북극성-1형을 지상발사용으로 개조한 북극성-2형 준중거리탄도미사일(MRBM)을 쐈다.

 

군 안팎에서는 이날 발사된 북한 미사일이 북극성-1형보다 성능을 개선한 북극성-3형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북한 매체들은 2017년 8월 23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국방과학원 화학재료연구소 시찰 소식을 전하면서 벽에 붙어 있는 북극성-3형 SLBM의 구조도를 일부 공개했다. 구조도에 따르면 북극성-3형은 수직 발사관에 담겨 있었으며, 알루미늄 합금을 썼던 스커드 탄도미사일과 달리 미국·러시아제 미사일처럼 탄소 섬유 등 신소재를 사용하는 방식으로 미사일을 경량화한 것으로 추정된다.

정경두 국방부장관이 2일 서울 용산구 국방부에서 열린 국회 국방위원회 국방부와 국방정보본부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하태경 바른미래당 의원의 북한 미사일 발사 관련 질의를 듣고 있다. 뉴스1

미사일 경량화가 성공하면 크기를 줄이고 사거리를 늘리는 등의 성능 향상이 가능하다. 이번에 발사된 미사일은 비행고도가 910여㎞로 북극성-1형 발사 당시보다 최소 300㎞를 더 올라간 것으로 알려졌다. 사거리 증대 가능성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크기가 줄어들면 잠수함에 더 많은 미사일을 탑재할 수 있다. 이번 미사일은 해상에 떠 있는 시험발사용 바지선이나 기존 신포급(2000t급) 잠수함, 지난 7월 공개된 신형 잠수함(3000t급) 중 한 곳에서 발사된 것으로 추정된다. 북극성-1형이 탑재된 신포급 잠수함은 1발만 실을 수 있어 전략적 효과가 크지 않았다.

 

하지만 북한이 7월 공개한 3000t급 신형 잠수함은 수직발사관 3개가 설치된 것으로 분석됐다. 북극성-1형보다 기술적 측면에서 향상된 부분이 포착된다는 점에서 신형 잠수함이나 바지선을 사용했을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는 대목이다.

 

박수찬 기자 psc@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