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법자 조국을 당장 구속하라.”
3일 오후 1시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 일대가 조국 법무부 장관의 퇴진과 문재인정부 규탄을 촉구하는 사람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자유한국당은 이날 조 장관 퇴진 등을 촉구하는 당 집회에 당원과 국민 등을 포함해 300만명이 모였다고 추산했다. ‘친여’ 성향의 진보 시민단체들이 지난달 28일 서울 서초동에서 개최한 검찰개혁 촛불집회 참가자 수라고 발표한 200만명보다 많은 숫자다.
연단에 오른 한국당 황교안 대표는 “우리의 아들딸들이 망가진 문재인(정권) 치하에 살지 않도록 우리가 정말 모든 것을 던져서 끝까지 싸워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나경원 원내대표도 “지난번 서초동 대검찰청 앞에서 시위하는 것을 보셨느냐”며 “그들이 200만이면 우린 오늘 2000만이 왔겠다”고 꼬집었다. 지도부 이외에도 30여명의 한국당 의원들이 집회에 참가했다. 19일째 단식 투쟁 중인 이학재 의원은 “문재인정권을 퇴진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투쟁본부 집회에선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가 모습을 드러냈다. 홍 전 대표는 “오늘 개천절은 한반도 5000년 역사가 시작된 날”이라며 “성스러운 날에 모인 여러분은 자유 대한민국을 지키고 문재인정권의 퇴진을 위해 모두 한마음이 됐다”고 했다.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 오세훈 전 서울시장, 이재오 전 의원 등 다른 보수인사들도 총출동해 연단에서 발언을 이어갔다.
◆“국민 분노가 광화문 채워” VS “개천절에 국민 분열”
집회 참가자들의 상당수는 고령층이었지만 청년층 참가자들의 모습도 간혹 눈에 띄었다. 대학생 서모(23·여)씨는 “많은 대학생들은 한 계단 한 계단 편법 없이 착실하게 걸어왔는데 조 장관의 자녀들은 인턴 증명서 위조하며 한꺼번에 꼭대기까지 오르는 모습을 보고 분노가 치밀어 나왔다”고 말했다. 산부인과 전문의인 정모(36·여)씨도 “저는 경제 사정이 좋지 못했지만 열심히 하면 잘살 수 있다는 희망을 가지고 노력해 왔다”며 “조 장관을 단죄하지 않으면 흙수저 젊은이들에게는 기회조차 없는 나라가 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국당 김성원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문재인정권의 오만과 실정에 대한 국민의 분노가 모여 서울 광화문에 국민의 길을 열었다”고 촌평했다.
하지만 더불어민주당과 진보 성향의 야당은 이날 한국당 지도부가 장외집회 장소 인근에서 열린 개천절 경축식을 ‘나홀로 패싱’하고 장외투쟁을 벌여 개천절을 퇴색시켰다고 질타했다.
민주당 이해식 대변인은 논평에서 “국민이 하나 돼야 할 개천절에 광화문광장에서 예고된 분열과 갈등은 역사 앞에 참으로 부끄러운 일”이라고 비판했다. 민주평화당 박주현 수석대변인도 “국민들이 단합해서 널리 인간을 이롭게 하는 홍익인간의 정신을 구현하는 날 광화문광장에서 대규모 집회를 하느냐”고 쏘아붙였다.
장혜진·김청윤·곽은산·안병수 기자 janghj@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