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살림이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 경기 불황이 이어지면서 나라 곳간에 들어오는 돈은 쪼그라드는데 나갈 돈은 갈수록 늘고 있다. 8월 국세수입은 1년 전보다 3조7000억원이나 감소했다. 국가채무는 700조원에 달한다. 가계로 치면 ‘마이너스 통장’을 긁고 있는 상황이다.
8일 기획재정부가 발간한 ‘월간 재정동향 10월호’를 보면 올해 1∼8월 국세수입(세수)은 209조5000억원에 머물렀다. 지난해 같은 기간 213조2000억원보다 3조7000억원 줄어든 수치다. 1∼8월 누계 국세수입이 전년 동기보다 감소한 것은 2014년(2600억원 감소) 이후 처음이다.
정부의 1년치 세금 목표율 대비 지금까지 실제로 걷은 금액을 뜻하는 예산 기준 세수 진도율은 71.1%로, 1년 전보다 1.5%포인트 떨어졌다. 기재부 관계자는 “재정수지 적자는 지방 재정분권 효과로 총수입이 줄고 추가경정예산 조기 집행으로 지출이 늘어나면서 생긴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8월 말 기준으로 나랏빚인 중앙정부 채무는 국고채권(5조1000억원) 및 국민주택채권(3000억원)이 늘면서 697조9000억원을 기록했다. 한 달 전보다 5조7000억원 증가한 액수다. 반면 올해 연간계획 대비 8월 말까지 집행실적은 225조8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3조원(1.4%포인트) 초과 집행됐다.
정부는 재정의 역할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 재정집행점검 관계장관회의를 열고 “경기 하방 리스크에 대응한 재정의 적극적 경기 보강 역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세종=안용성 기자 ysahn@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