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다’며 수사 지연 불구... 檢, 10월 중 조국 가족 조사 끝낸다 ['조국 정국' 격랑]

‘건강상태 나쁘지 않다’ 판단 / 조 장관 동생 구인영장 집행 / 수사 길어지면 변수 우려도 / 정경심 교수 3번째 소환 조사
8일 조국 법무부 장관의 동생 조모씨의 영장실질심사가 열릴 예정이던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취재진이 대기하고 있다. 검찰은 허리디스크 수술을 해야 한다며 입원한 조씨를 찾아가 심문을 위한 구인영장을 집행했다. 서상배 선임기자

검찰이 조국 법무부 장관 가족 의혹 관련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조 장관 부인과 동생이 신체적 고통을 호소하며 드러누울 태세지만, 이들의 건강상태가 알려진 것만큼 나쁘지 않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또 수사가 길어질수록 수사 외적 변수가 작용할 여지가 커지고 제대로 된 수사를 하기 어렵다는 점을 고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8일 법조계에 따르면 검찰은 이달 중 조사를 마무리하고 결과를 발표할 계획이다. 그동안 조 장관 가족 측은 여러 가지 방식과 수단을 동원해 검찰 수사를 지연시켜왔다. 조 장관 부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는 병원 입원을 이유로 예정된 검찰 조사를 건너뛰기도 했고, 조 장관의 동생 조씨는 허리디스크 치료를 이유로 법원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불출석했다.

 

검찰은 이날 정 교수에 대한 세 번째 소환조사를 진행했다. 검찰은 정 교수를 상대로 사모펀드 관련 의혹을 집중적으로 조사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와 관련해 김경율 전 참여연대 공동집행위원장은 한 유튜브 방송에서 “바이오리더스가 15억원을 (코링크프라이빗에쿼티의) 그린펀드(그린코어밸류업1호펀드)에 투자하고, 그린펀드는 이 돈을 태영웨이브에 투자했는데 돈이 없어져 바이오리더스에서 난리가 났다”며 “바이오리더스와 코링크PE 사이에 공문이 수차례 오갔고, 관련 자료도 갖고 있다”고 주장했다. ‘조국 펀드’가 코스닥 상장사에서 출자받은 15억원이 사라졌다는 것이다. 사라진 돈의 행방 역시 검찰이 수사에서 밝혀내야 하는 부분이다.

 

조국 법무부 장관의 동생 조모씨가 지난 1일 서울 서초구 중앙지검으로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

검찰이 부산의 한 병원에 입원한 조씨를 찾아가 구인영장을 집행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검찰은 조씨의 건강이 소환조사를 받거나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힘들 만큼 나쁜 상태가 아니라고 보고 있다. 서초동의 한 변호사는 “정 교수 건강이 과거 사고로 인해 그렇게 심각하고 나쁘다면 어떻게 사고 이후 최근까지도 교수 생활을 했으며, 검찰 조사받으러 나와서 오랜 시간 조서 내용을 검토할 수 있었겠느냐”고 말했다.

 

수사가 장기화할수록 검찰엔 불리하게 작용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현직 법무부 장관과 그 가족을 수사하는 만큼 수사 과정 하나하나를 두고 정치적 공방이 거센 상황이기 때문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윤석열 검찰총장을 겨냥해 ‘검찰권 남용 문제’를 지적한 데 이어 정치권과 시민단체 등은 연일 검찰개혁을 외치며 검찰청사 근처에 모여들면서 대규모 집회가 이어지고 있다.

여기에 수사가 길어지는 사이 자칫 증거가 사라지거나 훼손될 가능성도 그만큼 커질 수 있다는 지적도 따른다. 검찰은 이미 증거인멸 및 증거훼손 정황을 발견한 상태다.

 

한편 정 교수의 자산관리를 맡아온 김경록(37) 한국투자증권 차장이 ‘조 장관 자택 PC 교체’ 논란 관련 조 장관이 고맙다고 한 건 “일상적 차원의 인사”였다고 주장하는 내용의 녹취록이 사람사는세상 노무현재단 유시민 이사장이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알릴레오’를 통해 공개됐다. 그는 사모펀드 의혹과 관련해서도 “조 장관의 5촌 동생 조범동씨를 사기꾼으로 생각하면 그림이 단순하다”고 말했다.

 

정필재 기자 rush@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