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리랑카와 예선 2차전 나서는 대표팀, 승리와 발전 '두마리 토끼' 잡을까

손흥민(오른쪽)을 비롯한 국가대표 축구대표팀 선수들이 8일 경기도 파주 국가대표팀트레이닝센터(NFC)에서 훈련을 하고 있다. 파주=연합뉴스

“호랑이가 토끼 한 마리 잡을 때도 죽을 힘을 다하는 것처럼 우리도 죽기 살기로 해야 한다.” 

 

지난달 10일 투르크메니스탄과의 2022 카타르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조별예선 1차전을 앞두고 한국 국가대표축구팀의 에이스 손흥민(27·토트넘)이 남긴 각오다. 비교적 약체인 2차 예선 팀들을 상대로도 집중력을 잃지 않고 반드시 승리를 잡아내겠다는 뜻이다. 일단 손흥민의 각오대로 대표팀은 지난달 치러진 월드컵 예선의 서전에서 2-0으로 승리하며 승점 3이라는 ‘토끼’를 잡아냈다. 

 

이런 대표팀이 다시 한번 승점 3을 따내기 위해 나선다. 파울로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 남자축구대표팀은 10일 경기도 화성종합경기타운에서 스리랑카와 2차 조별예선 2차전을 펼친다. 이번 경기 상대인 스리랑카는 지난 1차전 상대인 투르크메니스탄보다도 훨씬 더 수월한 상대다. 이번 아시아지역 2차 예선 출전 40개국 중 가장 낮은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202위로 승리라는 토끼를 잡아내는 데에는 큰 무리가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벤투 감독과 주장 손흥민 등 대표팀 중추들은 이번 스리랑카전을 앞두고 긴장감을 숨기지 않는다. 경기 외적으로 큰 의미를 둔 15일 북한전 관련한 국내 언론의 관심에 손사래를 치며 “스리랑카전이 최우선”이라고 여러 번 밝혔을 정도. 이는 이번 경기에서 승리 외에도 잡아야만 하는 ‘토끼’가 한 마리 더 있기 때문이다. 바로 밀집수비에 대응한 경기력의 발전이다. 

 

2019년 들어 벤투호의 화두는 ‘밀집수비 격파’다. 올해 초 아시안컵과 최근 시작된 월드컵 예선에서 아시아팀들과 연이어 맞붙고 있지만 상대의 밀집수비에 속시원한 경기력을 보여주고 있지 못한 탓이다. 투르크메니스탄과의 2차 예선 1차전도 승리하기는 했지만 답답한 경기력으로 축구팬들에게 적지않은 질타를 받았다. 향후 예선 과정에서도 대부분의 팀이 한국 상대로 밀집수비를 펼칠 가능성이 크기에 하루라도 빨리 이에 대한 대응책을 완성해야만 한다.

 

약체 스리랑카와의 경기는 이런 밀집수비 대응전술을 완성하기 위한 절호의 기회다. 스리랑카는 투르크메니스탄과의 조별예선 첫 경기에서 0-2, 북한과의 두 번째 경기에서 0-1로 패했다. 전원 수비에 기반한 밀집수비로 만만치 않은 수비력을 보였지만 여타 팀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역습 공격의 위력은 덜한 편이다. 패스와 공간침투 등 밀집수비를 격파하기 위한 여러 전술을 시험가동하기에 좋은 상대다. 

 

대표팀도 이번 경기 다득점만을 위한 맞춤 전술이 아닌 밀집수비 전반에 대응한 팀 체질개선 훈련에 집중하는 중이다. 벤투 감독은 “상대가 밀집 수비를 들고나올 때는 최대한 심플하게, 효율적으로 운영해야 한다. 패스나 슈팅의 정확도를 높이고 전체적인 운영을 정교하게 해야 한다”며 간결하면서도 파괴력있는 움직임을 요구 중이다. 만일 벤투 감독의 의중대로 스리랑카전을 통해 밀집수비에 대응한 전술을 발전시킬수 있다면 향후 이어질 지역예선 경기들은 훨씬 더 수월해진다. 과연 벤투감독과 태극전사들이 이번 스리랑카전에서 승리와 발전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서필웅 기자 seoseo@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