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정부, 국경 등 ‘노딜 준비서’ 공개 / 존슨, 메르켈과 통화 뒤 “불가능” / 투스크, 존슨 겨냥 “책임전가 말라”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합의에 대한 비관적인 전망이 속출하는 데 대해 영국이 유럽연합(EU)에 책임 떠넘기기에 나섰다. 이를 두고 영국이 31일 브렉시트 예정일을 앞두고 ‘노딜’(no deal) 브렉시트에 대한 명분을 쌓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영국 정부는 8일(현지시간) ‘컨틴전시 플랜’(비상계획)을 담은 ‘노딜 준비 보고서’를 새로 내놨다. 155쪽 분량의 보고서는 국경, 주민의 권리, 에너지 등과 관련한 조치와 준비사항을 담았다. 이에 앞서 국제통상부도 노딜 브렉시트 이후 적용할 관세율 개정안을 공개하기도 했다.
영국 총리실 관계자는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와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브렉시트 협상을 논의한 통화 직후 “(브렉시트 합의는) 근본적으로 불가능하다”는 평가를 했다고 BBC방송이 전했다. 메르켈 총리는 북아일랜드가 EU 관세동맹에 남지 않는 한 브렉시트 합의는 없을 것이라는 입장을 나타냈다고 이 관계자는 전했다.
또 다른 정부 관계자는 영국 정부의 새로운 브렉시트 안과 관련해 “(EU는) 1㎝도 움직이려는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며 ‘EU 책임론’을 거론했다.
도날트 투스크 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은 이날 트위터에서 존슨 총리를 향해 “어리석게 책임 전가를 해서는 안 된다”고 비판했다. 이어 “문제는 유럽과 영국의 안전뿐 아니라 시민들의 이익”이라며 “당신(존슨 총리)은 협상을 원하지 않고, 탈퇴 기한 연장을 원하지 않고, 브렉시트 취소를 원하지도 않는다. 어디로 가는 것인가”라고 말했다. 브렉시트 협상이 난항을 겪고 있는 상황이 메르켈 총리 등 EU의 완고한 태도 때문이라는 영국 정부 측의 잇따른 발언을 겨냥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