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수사가 진실을 밝히는 방향으로 (보수·진보) 진영과 관계없이 진행되고 있다.”
유시민 사람사는세상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8일 유튜브를 통해 공개한 조국 법무부 장관 부부의 자산 관리인 김경록 한국투자증권 차장의 인터뷰 내용에서 빠진 김 차장 발언이다. 유 이사장이 조 장관 측에 유리한 여론을 형성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김 차장 발언 가운데 입맛에 맞는 내용만 골라 선택적으로 편집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김 차장의 주장에 대한 진실공방도 벌어졌다. 김 차장은 “KBS 법조팀과 인터뷰를 했지만 기사는 나오지 않았다”며 “이후 검찰 조사를 받으러 갔더니 검사 컴퓨터 화면 대화창에 KBS 인터뷰 관련 내용이 있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는 사실과 다르다. KBS는 지난 9월11일 김 차장 인터뷰를 뉴스로 내보냈다. KBS는 김 차장 인터뷰를 검찰에 전달했다는 김 차장 발언도 사실이 아니라며 허위사실 유포에 대해 법적 대응을 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상태다. 검찰 조사실에서 검사 컴퓨터 화면의 대화창을 봤다는 김 차장 발언도 어불성설이라는 지적이다. 검찰 관계자는 “피의자와 검사는 서로 마주 보고 앉아 있고 검사의 컴퓨터 화면을 피의자가 들여다볼 수 없는 구조”라고 일축했다.
검찰은 유튜브 방송이 끝난 이후 즉각 반박했다. 검찰 관계자는 “증거인멸 혐의로 수사를 받는 피의자의 자기방어를 위한 일방적인 주장이 특정한 시각에서 편집된 후 방송돼 유감”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유 이사장의 김 차장 인터뷰 내용 공개 자체가 부적절하다는 비판도 거세다. 문재인 대통령이 직접 나서 검찰권 남용을 지적하고 여권이 피의사실 공표 운운하며 검찰의 입을 막아놓은 상태에서 유 이사장이 편집된 영상을 통해 여론전을 선도하고 있는 것은 문제라는 얘기다. 검찰 관계자는 “김 차장이 심리적 압박감이 큰 상황에서 여론전을 통해 강한 쪽에 붙으려고 하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서초동의 한 변호사는 김 차장이 검찰에 진술한 내용과 달리 일부 말을 바꾼 데 대해 “조 장관 부부 측이나 범여권 인사로부터 회유와 협박을 당했을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려워 보인다”고 했다.
정필재 기자 rush@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