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도심의 핵심축인 을지로와 세종대로 차도가 2차로 이상 줄어들고, 보행로는 늘어난다. 현재 사대문 안에서 진행 중인 차로 축소는 향후 서울 구석구석으로 확대될 예정이다. 서울시는 ‘걷는 도시, 서울’의 핵심 사업인 을지로·세종대로 등의 도로 공간 재편 사업의 세부 내용을 9일 공개했다.
우선 서울광장 인근인 을지로 시청삼거리∼동대문역사문화거리 2.5㎞ 구간은 6차로에서 4차로로 줄어든다. 차로가 있던 자리에는 보도를 깔고 끊겼던 자전거 도로를 연결한다. 또 공유차량(나눔카)과 주변 사업체들이 이용할 수 있는 주차 공간 90면을 집중 배치한다. 을지로3가∼5가는 길을 가로막는 환기시설, 배전함, 불법 적치물 등을 정리해 걷기 편하게 만든다.
세종대로 교차로∼서울역 교차로 1.5㎞ 구간은 10∼12차로에서 6∼8차로로 대폭 줄어든다. 대신 보행로와 자전거전용도로가 들어서고, 나눔카 주차장이 조성된다.
현재 도로 재편사업이 진행 중인 퇴계로 2.6㎞ 구간은 내년 5월 완공될 예정이다. 이 일대는 차로 수가 6∼8차로에서 4∼6차로로 줄면서 보행 공간이 1.2∼3에서 6까지 넓어진다. 이와 더불어 자전거전용도로와 공공자전거 따릉이 대여소 4곳이 설치되고, 나눔카 대여지점 3곳과 주차공간이 들어선다.
서울시는 2025년까지 사대문 안 녹색교통진흥지역 내 21개 주요 도로의 공간재편 사업을 완료할 계획이다. 공간재편이 마무리되면 보행 공간은 총 15만6810㎡가 늘어난다. 시청광장의 12배에 달하는 면적이다. 시는 녹색교통진흥지역에서 자전거·대중교통 등을 위한 공간을 2배로 늘려 2030년까지 승용차 교통량은 30%, 온실가스 배출량은 40% 감축하는 목표를 세워놓았다.
자동차보다 사람을 중심에 둔 도로 재편은 시 전역으로 확대된다. 시는 이를 위해 내년에 기본구상 용역에 착수한다. 무조건 차량을 줄이기보다 1㎞ 이내 초단거리 승용차 통행 등 불필요한 통행수요 감축에 집중하는 식으로 단계적으로 사업을 추진할 방침이다. 늘어나는 여유 공간에도 획일적으로 보도를 만들기보다 지역 특성을 반영해 자전거, 공유차 공간, 공원 등을 조성한다.
송은아 기자 sea@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