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도심 ‘공간 난민’ 겨냥한 짐 보관 서비스 ‘폭발 성장’

 

일본에서 수납 서비스(짐 보관 서비스) 시장이 커지고 있다. 도심 속 ‘공간 난민’을 위한 ‘생활 짐 보관서비스’가 스마트해지면서 성장을 견인하고 있다.

 

11일 코트라(KOTRA) 해외시장뉴스에 따르면 일본 야노경제연구소는 지난해 일본 내 수납 서비스 시장규모가 전년(696억9000만엔) 대비 6.7% 증가한 743억3000만엔(약 82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했다.

 

이 시장규모는 2013년 519억9000만엔에서 이듬해 558억8000만엔, 2015년 603억4000만엔, 2016년 652억6000만엔 등 매년 커지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일본 전역의 수납 서비스 거점 수는 1만1500개소이며, 수납공간 수(방 1개가 1단위)는 52만5000개에 이른다. 이 가운데 60%인 30만6000개가 수도권(도쿄·지바현·사이타마현·가나가와현)에 집중돼 있다.

 

60년 전통의 물류창고회사 테라다소우코는 수납 서비스의 새 지평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동안 단순히 공간만 대여하고 물품에 대한 기록이 없어 잊히는 경우도 다수 발생했고, 물품의 수량이나 부피와 관계없이 트렁크 룸 기준 월 7000엔 수준의 월정액제로 운영돼 공간 활용도가 떨어졌다.

 

 

이런 상황에서 테라다소우코는 개인용 클라우드 스토리지 서비스 ‘미니쿠라’를 개발했다. 소비자가 언제 어디서나 소량의 물품도 택배로 손쉽게 보관 및 회수할 수 있고, 보관 중인 물품을 홈페이지에서 사진으로 실시간 확인할 수 있게 했다. 홈페이지에서 회원가입 후 소비자는 수령한 전용 상자 안에 보관할 물품을 넣어 택배로 보낸다. 미니쿠라에서는 각 물건의 사진을 찍고 바코드를 붙여 온도와 습도가 최적화된 창고에서 보관한다. 보관 및 회수는 물품 1개 단위로 신청할 수 있다.

 

 

올해 3월에는 옷을 옷걸이에 건 채 월 450엔에 보관하는 ‘미니쿠라 클로젯’ 서비스도 선보였다.

 

미니쿠라는 2012년 박스 100만개에서 시작해 2018년에는 1800만개까지 확장됐다.

 

즈키모리 마사노리 테라다소우코 전무는 미니쿠라의 성공 비결에 대해 “오래된 업종일수록 회사를 어떻게 성장시킬 것인가를 끝없이 고민하고, 새로운 것을 시도해 나가지 않으면 급변하는 시대를 따라갈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대기업과 같은 일만 해서는 시장 변화의 벽에 부딪히게 된다. 틈새시장에서 온리원(Only One)을 목표로 한다는 뚜렷한 목적의식을 가져야 한다”며 “일을 받아 오는 대신 자사 주도 아래 강점과 노하우를 살린 상품을 전개하는 도전을 통해 새로운 시장을 창출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코트라는 전했다.

 

최근 일본에서는 개인의 물건에 대한 관점을 달리하는 리버추얼(real+virtual) 공유 비즈니스가 확산하고 있다. 오프라인 점포(real business)의 생존을 위해 제공하는 제품·서비스의 가치 재발견과 온라인 서비스(virtual business)의 연계가 필수라는 의견이 우세하다.

 

코트라 도쿄무역관은 “테라다소우코는 IT와 관련성이 떨어져 보이는 물류창고 업계에서도 리버추얼화가 가능함을 입증한 사례”라며 “벤처기업처럼 과감한 도전을 통해 물류창고산업의 ‘판도라의 상자’를 열었고, 일본 수납시장에서는 새로운 블루오션이 생겨났다”고 평가했다. 

 

우상규 기자 skwoo@segye.com

사진=코트라 도쿄무역관 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