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는 ‘세상에서 가장 슬픈 병’이라고들 한다. 기억을 잊다 점차 자신도 잃어가기 때문이다. 국내 치매환자는 크게 늘고 있다. 중앙치매센터에서 발간한 2017년 연차보고서를 보면 국내 치매환자는 70만명을 넘어선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치매는 예방 노력을 하고, 초기에 발견해 꾸준히 관리하면 급격히 나빠지지 않을 수 있다.
11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치매란 정상적으로 생활하던 사람이 후천적으로 다양한 원인에 의해 기억, 언어, 판단력 등 인지기능이 떨어져 일상생활에 상당한 지장이 나타난 상태를 말한다. 다양한 증상이 있지만 크게 시간, 계절 등을 구분하지 못하거나, 말을 잘못하고, 가스레인지 사용법을 잊어버리는 등의 형태로 나타난다.
흔히 건망증을 치매로 오해하고 걱정하는 경우가 있다. 건망증은 자연적인 노화현상으로 기억력 감소로 인해 경험의 일부를 잊어버리는 경우지만, 치매는 뇌의 손상이 원인으로 경험한 것 전체를 잊어버리고 이를 스스로 깨닫지 못하는 경우다.
건망증과 치매를 구분하는 방법은 ‘힌트’를 주었을 때 이를 다시 기억하는지 여부다. 예를 들어 약속장소에서 기다리는 친구에게 전화를 받고 약속을 다시 기억한다면 건망증일 가능성이 크다. 약속 자체를 기억하지 못하면 치매일 수 있다.
현재까지 허가된 치매 치료제는 원인을 치료하기보다는 인지기능이 떨어지는 것을 완화하기 위한 것이다.
뇌의 신경세포가 줄어들고, 베타 아밀로이드 단백질이 축적돼 나타나는 알츠하이머 치매의 경우 국내에서 허가받은 의약품은 두 종류로 나뉜다.
하나는 뇌 부위의 신경 전달물질인 아세틸롤린 감소를 억제하는 약제로, 도네페질, 리바스티그민, 갈란타민이 있다. 구역, 설사, 두통 등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 다른 하나는 세포의 사멸과 정상세포 간 신호전달을 조절하는 신경 수용체 ‘N-메틸-D-아스파르트산염’ 수용체에 작용하는 약물로, 메만틴이 있다. 주요 부작용으로는 어지러움, 졸림, 두통 등이 있다.
낮은 용량부터 단계적으로 투여용량을 높이는 방식으로 부작용을 줄일 수 있다. 보호자는 환자가 약물을 제대로 복용하는지 확인해야 한다.
치매는 조기에 발견하는 것이 중요하다. 만 60세 이상이라면 가까운 보건소 또는 지역 치매안심센터에서 무료로 치매 선별 검사를 받을 수 있다. 인지 저하로 판정되면 협력 의사에 진료를 연계해준다.
치매 예방을 위한 건강한 생활습관도 중요하다. 식약처는 ‘치매예방수칙 333’을 강조하고 있다. 운동·식사·독서는 즐기고(3권). 술·흡연은 줄이고, 머리를 다치지 않게 조심하며(3금), 건강검진·치매 조기발견·가족, 친구들과의 소통(3행)은 챙긴다. 이진경 기자 ljin@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