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원·연천 멧돼지서 아프리카돼지열병… 연천 모든 돼지 없애기로

강원도 철원과 경기 연천에서 발견된 멧돼지 폐사체에서 잇따라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확진됐다. 정부는 방역 조치를 강화하는 한편 아프리카돼지열병 차단을 위해 연천 내의 모든 돼지를 수매·살처분 방식으로 없애기로 했다.

 

12일 강원도와 환경부 등에 따르면 지난 11일 오전 7시 반쯤 철원 원남면 민간인 통제구역에서 멧돼지 폐사체 4구를 발견해 방역당국이 검사한 결과 한 마리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 양성 반응이 나왔다.

 

이어 어제 오후 경기 연천군 왕징면 군 초소 인근 하천변에서 상태가 좋지 않던 멧돼지에서도 바이러스 양성 반응이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이달 3일에는 경기 연천군 DMZ에서 발견된 멧돼지 폐사체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 바이러스가 발견됐다. 지난달 17일과 이달 9일엔 연천군의 양돈농장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이 발생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이처럼 연천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이 잇따라 발생하자 이 지역의 모든 돼지를 수매·살처분 방식으로 없애는 ‘특단의 조치’를 취한다고 지난 11일 밝혔다.

 

농식품부는 “아프리카돼지열병이 연천에서 발생한 것은 (이하 신고 기준) 지난달 17일 이후 두 번째”라며 “마지막 발생일로부터 7일 만에 다시 발생함에 따라 상황을 엄중하게 인식하고 전문가 의견을 수렴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전문가들은 발생 초기이고, 지역적으로 경기 북부 접경 지역만 발생이 집중된 점을 고려할 때 바이러스의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연천에 대해서도 비육돈(고기용 돼지)을 우선 수매하고, 남은 돼지 전량을 살처분해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고 전했다.

 

농식품부는 이에 따라 국내 유입은 물론, 농장 간 전파 원인조차 불확실한 초기 상황인 점을 고려해 신속하게 추가 발생을 차단하고자 이 같은 특단의 방역 조치가 불가피하다고 강조했다. 농식품부는 앞서 이달 3일 경기도 김포와 파주를 대상으로 비육돈을 먼저 수매하고, 나머지 돼지 전량을 살처분한 바 있다.

 

연천은 당시 발생지 10㎞ 이내 지역에 대해서만 이 같은 조치가 이뤄졌는데, 이번에는 연천 내 전역을 대상으로 수매와 살처분이 진행된다. 

 

나진희 기자 najin@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