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예정된 북한과의 2022 카타르월드컵 2차 예선 평양원정은 21세기에 치러진다고는 믿을 수 없는 환경 속에서 준비가 진행중이다. 북한이 이번 경기를 앞두고 선수단을 제외한 인원의 방북을 허용하지 않아 팬들이 대표팀 소식을 전혀 전달받을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인터넷과 멀티미디어의 발달로 대표팀이 경기를 치르기 며칠 전부터 그들의 일거수일투족을 알 수 있고, 작은 발언 하나도 조명되곤 했던 여타 경기들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심지어 경기 하루 전인 14일 저녁 북한 평양 김일성경기장에서 열린 공식기자회견조차 당일 내용을 전달받지 못했다. 당초 방북한 대한축구협회 임직원을 통해 기자회견 녹취록을 제공받기로 했지만 선수단과의 연락이 두절돼 불가능해진 것. 인터넷이 연결된 호텔에서만 제한적으로 연락을 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축구협회 관계자는 “현지에서 PC를 통한 카카오톡은 물론 왓츠앱 등 메신저 프로그램이 연결되지 않아 이메일로만 연락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결국, 경기장에서 모든 일정을 마친 뒤 숙소인 고려호텔로 이동해 내용을 전송하느라 하루가 지난 15일이 돼서야 공식 기자회견 내용을 전달받을 수 있었다.
어렵게 받은 기자회견 내용은 단 세마디에 불과하다. 북한 기자 5명만 참석한 것으로 알려진 이 회견에서 파울루 벤투 감독은 “북한은 투지가 돋보이는 팀이고 과감하고 저돌적이라고 생각한다. 수비를 하다가 역습할 때 과감하고 좋은 모습이 보였다”고 상대를 평가했다. 이후 “양팀 모두 승점 6점으로 치열한 모습이지만 우리는 우리 스타일대로 승점 3점을 획득하는 데에 집중할 것”이라고 각오를 밝혔다.
함께 기자회견에 참여한 이용도 북한 대표팀에서 주의할 선수에 대해 “선수 개인을 논하기보다는 팀 자체가 투지가 좋고 파워풀한 선수가 많다고 생각한다. 준비를 잘하도록 하겠다”라며 “특정 선수 보다 모든 선수가 전체적으로 다 좋은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북한 대표팀 사령탑과 선수들의 기자회견은 우리나라 대표팀이 경기장에 도착하기 전인 오후 4시 30분에 진행돼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다.
서필웅 기자 seoseo@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