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산부 배려석, 같은 여자가 더 양보 안 하네요"

2013년 전철에 도입된 임산부 배려석을 두고 논쟁이 계속되는 가운데 한 임산부의 일화가 눈길을 끌고 있다.

 

지난 11일 온라인 커뮤니티에 한 임산부가 한 달 동안 지하철로 출·퇴근을 하며 겪은 일화를 공개했다.

 

글쓴이 A씨는 지하철에 임신부를 배려한 좌석이 있으나 제대로 이용해본 적이 없었다고 한다.

 

배려석에는 항상 누군가가 앉아 있었던 탓이다.

 

그는 “어떤 날에는 임산부 배지를 찬 여자가 앉아 있었다면 또 어떤 날에는 임산부 같지 않은 여자가 앉아있었다”며 “어느날 임산부가 아닌 것 같은 여성이 배려석에 앉아 있어 일부러 임산부 배지를 보이게 하고 앞에 서 있었지만 그 여성은 휴대전화만 만지고 있을 뿐 비켜주지 않았다”고 전했다.

 

자리 양보를 부탁하는 게 민망했던 A씨는 배려석에 앉는 걸 포기하고 일반 좌석 앞에 서 있었다고 한다.

 

그러자 좌석에 앉아 있던 한 젊은 남성이 자리를 양보했다.

 

A씨 “내 가방에 달린 임산부 배지 때문인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 다음날에도 또 다음날에도 남성들은 A씨의 배지를 보고 자리를 양보했다.

 

이와 달리 여성들은 자리를 양보하지 않았다고 한다.

 

A씨는 “이렇게 남자분이 계속 양보해 줘서 어느 순간부터는 아예 지하철을 타는 순간부터 임산부 배려석에 가지 않고 일부러 남성이 앉은 일반 좌석 앞에 서 임산부 배지가 달린 가방을 슬쩍 보여줬다”고 털어놨다.

 

게티이미지

자리를 비켜주는 이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컸지만 A씨는 날마다 이런 방법으로 지하철을 이용했다고 하다.

 

그는 “‘엄마가 편해야 건강한 아이가 나온다’는 말에 뱃속의 아이를 위해서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고 해명했다.

 

뉴스팀 news@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