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만희 의원 “마사회, 노년층 노린 불법 사금융 광고 방치”

세계일보 자료사진.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자유한국당 이만희 의원은 17일 한국마사회가 운영하는 화상경마장이 노년층을 대상으로 한 불법 사금융 광고를 사실상 방치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마사회가 자체 도박중독 예방치유기관인 유캔센터를 운영하고 있지만 경마 중독자가 아닌 상담이 절반 가까이 이뤄지며 정작 경마 중독에 대한 예방, 추적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 화상경마장에 판치는 불법사금융 광고

 

이 의원은 이날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마사회 국정감사에서 “화상경마장은 지역별 거점 장소에 설립돼 접근성이 좋고 이로 인해 대중교통을 활용한 노년층의 이용 빈도가 높다 보니 불법 사금융에 의한 범죄의 표적이 쉬운 실정”이라며 “상대적으로 본장에 비해 불법행위에 대한 감시,감독이 소홀한 화상경마장 안팎에서는 노인 중심의 경마 고객들을 노린 불법사금융 광고가 판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화상경마장 주변에서)휴대폰 소액 결제를 현금으로 바꿔주는 일명 휴대폰깡, 대출광고가 담긴 스티커가 쉽게 눈에 띄며 경마전문지를 파는 가판대 주변, 경마장 앞 바리케이드, 전봇대 등에는 ‘휴대폰 소액결제 즉시 입금’이란 광고가 여기저기 붙어있다”며 “화상경마장 안에 비치된 컴퓨터사인펜, 라이터 등에도 소액결제 광고가 새겨져 있고, 입장객들이 들고 있는 경마전문지 안에도 불법사금융 광고가 버젓이 인쇄돼 있다”고 했다. 마사회가 장내 불법 사금융 광고에 대해 사실상 방조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 의원 측이 공개한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사감위)의 ‘마사회 내 불법금융광고 행위에 대한 적발 건수’에 따르면 2017년 5건에서 지난해 13건, 올해 9월 기준 26건으로 늘었다. 사감위의 지적내용을 보면 ‘불법사설대출 홍보물’(스티커, 전단, 사인펜, 명함, 라이터 등)과 입장권 재판매, 불법예상지 홍보물 방치, 불법사이트 접속기록 방치 등이 포함됐다.

 


◆ “경마장 내 도박중독 치유예방시설 상담자 지난해 절반 이상 줄어”

 

이 의원은 마사회가 운영하는 도박중독 치유예방시설 ‘유캔센터’에 대해서도 상담치료가 정작 경마에 집중되지 못하고 있고 상담자에 대해서도 지속적인 치료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점을 문제 삼았다. 의원실이 공개한 ‘최근 4년간 용산본부를 포함한 16개 센터에 대한 상담유형별 실적’을 보면 경마가 아닌 다른 중독자(알코올, 기타도박 등)나 가족들에 대한 상담 실적이 44.7%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됐다. 유캔센터의 도박중독 예방교육도 2017년 9360명을 상대로 도박 중독 예방교육을 진행했지만 지난해에는 절반 이상 줄어든 3699명에만 교육이 이뤄졌다.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자유한국당 이만희 의원. 연합뉴스

이 의원은 “유캔센터가 도박문제자에 대한 치유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지만 단순히 상담일지 등을 기록하는 수준이고 상담자에 대한 선별검사 및 추적관리 등을 할 수 있는 사후관리 프로그램 역시 전무한 상황”이라며 “경마장 주 이용층인 50~60대의 도박중독이나 치유 및 예방에 인색하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고 했다. 이에 대해 김낙순 한국마사회 회장은 “올해부터 유캔센터 지원을 대폭 늘리고 있다”며 “도박 상담자도 전년보다 많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안승진 기자 prodo@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