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19-10-17 23:02:23
기사수정 2019-10-17 23:02:25
퇴근길, 직장 상사인 부장이 스마트폰을 통해 약속 장소로 가는 버스 노선을 찾고 있었다. 미간을 잔뜩 찡그린 채 무엇인가 마음대로 되지 않는다는 듯 답답한 표정으로 스마트폰 액정만 계속 쳐다보고 있었다. 결국 안 되겠던지 내게 휴대전화를 건네며 도움을 요청했다.
나는 지도 애플리케이션을 열고 버스와 지하철 환승 위치를 검색해 보였다. 부장은 “이제 나도 많이 늙었어”라며 웃었다. 겉으로는 웃고 있었지만 속으로는 어렵고 복잡한 스마트폰을 원망했을 것이다.
정보기술(IT) 시대의 정보 능력도 부익부 빈익빈이다. 필요한 정보가 모든 사람에게 적절히 제공되지 못하는 ‘디지털 디바이드’ 현상이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현상은 4차 산업혁명 시대의 걸림돌이 될 것이 분명하다. 다행히도 이러한 디지털 디바이드 현상을 극복하고자 다양한 기관이 장·노년층을 위한 IT 교육 프로그램을 시행하고 있다. 하지만 기술 소외 현상을 극복하기에는 아직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 신기술을 어려워하는 노령화 인구의 비율은 계속 늘어가고 있다. 그렇다고 흐르는 시간을 멈출 수 있게 해주는 기술도 지금 당장은 없다.
결국 우리는 나이가 들어가며 점점 새로운 기술을 익히고 사용하는 데 어려움을 겪게 될 것이다. 그렇기에 지금 가장 중요한 것은 어쩌면 주변을 향한 지속적인 관심과 배려를 갖는 사회적 분위기가 아닐까. 기술이 사람을 소외시키기보다는, 서로의 마음을 연결해주는 매개체가 되기를 바란다.
최진호·KAIST 기술경영전문대학원 석사과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