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어제 경제장관회의에서 “기업이 투자할 수 있는 환경 마련에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세계 경제는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이후 가장 낮은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면서 “정부가 중심을 잡고 경제 활력과 민생 안정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도 했다. 회의에 경제 관련 청와대 수석과 부처 장관이 총출동했으나 홍남기 경제부총리는 없었다. 정부 경제정책을 총괄하는 회의에 경제사령탑이 빠질 만큼 긴급히 회의를 열어야 했는지 의문이다. 불과 나흘 전 청와대가 “한국 경제는 선방하고 있다”고 강변했고, 대통령도 그동안 “우리 경제가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누차 밝혔기 때문이다.
대통령의 어제 발언도 의아스럽기 짝이 없다. 문 대통령은 “무역 갈등의 심화와 세계 제조업 경기의 급격한 위축으로 전 세계 대부분의 나라가 성장 둔화를 겪고 있는 상황”이라며 “우리나라처럼 제조업 기반의 대외 의존도가 높은 나라일수록 이 같은 흐름의 영향을 더 크게 받을 수밖에 없다”고 했다. 경기 부진의 원인을 해외 탓으로 돌리고 소득주도성장 등 실패한 정책에 대해선 일언반구 말이 없다. 최근 고용 개선 효과를 들먹이면서 국회에 내년 예산안 처리를 당부했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