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서울시장의 딸이 서울대 미대에서 법대로 전과한 사실을 두고 국정감사장에서 여야 의원 사이에 고성이 터져나왔다. 박 시장은 “비열하고 무책임하다”며 “이게 국정감사 사항이냐”고 강하게 불쾌감을 표현했다.
송언석 자유한국당 의원은 17일 서울시청에서 열린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서울시 국정감사에서 파워포인트를 띄우고 박 시장 딸의 전과 사실을 언급했다. 화면에는 전과 당시 학점과 면접 점수가 떴다.
송 의원은 박 시장 딸의 서울대 법대 전과 사실과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아들의 서울시 청소년참여위원회 참여 의혹을 연관 지으려 했다. 송 의원은 “조 전 장관은 박 시장과 참여연대 사법감시센터 부소장을 할 때 같이 근무했고 개인적으로 친하다고 알려져 있다”며 “박 시장 딸이 서울대 미대에서 법대로 전과하는데 논란이 있었고 조 장관 아들도 청소년 참여위 부실 참여 의혹이 있다”고 말했다.
발끈한 박 시장은 “저는 이거에 대해 답변할 수 없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이어 “조 (전) 장관의 아들 문제는 다 검토했는데 하나도 문제될 거 없다”며 “저는 국정감사를 빙자해서 아무 관계 없는 시장 개인의, 더군다나 가족에 대한 근거도 없는 (사항을) 국정감사장에서 얘기하고, 더군다나 질문도 안 하는 건 비열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인터넷에 올라있다고 그것이 다 진실입니까”라고도 따졌다. 송 의원이 “비열하다고요”라고 반문하자 박 시장은 “정말로 무책임하다고 생각한다. 이게 국정감사 사항입니까”라고 질타했다. “이미 2011년에 다 정리가 된 건데 그걸 왜 지금 와서 얘기하냐”며 “국회의원이라고 이래도 되나”고도 맞섰다.
바로 여야 의원 사이에 고성이 오가며 분위기가 험악해졌다. 한국당 의원들은 “뭐가 상관이 없냐”고 거들었고,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왜 가족 얘기가 나와”라며 항의했다.
송 의원은 “본 의원이 아직 질문을 하지도 않았는데 질의 중에 답변도 아닌 논란 제기로 질의를 방해하고 있다”며 “비열하다는 말을 듣고도 국감을 해야 합니까”라고 말했다. 한참 뒤 의사진행 발언 기회를 얻은 송 의원은 사과를 요구하며 “피감 기관장이 의원의 질의를 가로막고 입에 담지 못할 발언을 했다”며 “이렇게 강압적·고압적이고 독재적인 사고방식을 가진 기관장을 본 적이 없다”고 따졌다.
국감 말미에 이 문제가 다시 거론되자 박 시장은 “저는 조국 (전) 장관의 자녀 문제와 아무런 상관이 없고, 아까 (송 의원이) 인용한 성적도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며 “이런 게 인터넷에 있었다고 하는데, 인터넷에 (얼마나 많은) 허위·거짓 뉴스들이 나돌고 있습니까”라고 비판했다. 이어 “2011년 제가 처음 선거에 나왔을 때 이런 주장이 있었는데 그 후에 전혀 문제가 되지 않고 오히려 클리어됐다”며 “국감장에서 아무런 상관도 없이 이런 말씀을 끼워 하시는 것에 대해 저는 그런 질문은 용납하기 힘들었던 거고, 아까 비열하다고 생각했다”고 못박았다.
송은아 기자 sea@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