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야구에서 맛볼 수 있는 여러 즐거움 중 백미는 특급 에이스들의 진검승부다. 이름만으로도 위압감을 느낄 정도의 에이스들이 매 경기 선발 마운드에서 정면으로 맞대결을 펼친다. 특히, 팽팽한 긴장감의 투수전을 즐기는 팬들이라면 이 만한 행복이 없다.
올 시즌 미 프로야구 메이저리그 월드시리즈에서는 이런 특급 에이스들의 선발 맞대결을 마음껏 즐길 수 있다. 30개 팀 중 에이스급 투수들을 가장 많이 보유하고 있는 아메리칸리그(AL)의 휴스턴과 내셔널리그(NL)의 워싱턴이 정상결전을 벌이기 때문. 두 팀은 23일 휴스턴 미닛메이드파크에서 열리는 1차전을 시작으로 7전4선승제의 대결을 펼친다.
양팀 1, 2, 3선발이 엇갈림 없이 정면 승부를 벌이게 됐다는 점도 팬들을 더욱 흥분하게 한다. 휴스턴이 뉴욕 양키즈와의 아메리칸리그 챔피언십 시리즈를 6차전에서 끝낸 덕분에 휴스턴 1선발 콜이 워싱턴 1선발 셔져와 맞대결을 벌인다. 이어 2차전 벌랜더-스트라스버그, 3차전 그레인키-코빈이 한 치 양보 없는 선발 마운드 싸움을 벌일 전망이다.
변수는 양팀의 공격력과 불펜. 정규시즌 성적만으로는 두 부문 모두 메이저 최다승팀 휴스턴이 확연히 앞선다. AL MVP 후보로 꼽히는 앨릭스 브레그먼(25)이 이끄는 타선과 마무리 로베르토 오수나(24)를 중심으로 한 불펜 등 물샐틈이 없다. 그러나 LA 다저스와 세인트루이스를 연파하고 올라온 워싱턴의 기세가 무섭다. 앤서니 랜던(29)과 21세의 야구 천재 후안 소토 등 타선이 포스트시즌의 기세를 이어간다면 승부는 예측하지 못한 방향으로 흘러갈 수밖에 없다.
서필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