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기 前 법무 "檢독립성보단 공정 균형이 중요...윤석열, 속마음은"

조국 퇴임뒤 몇차례 통화했지만 별다른 말이 / 조국 강제수사 착수, 사전 보고 못받아 / 검찰개혁 강조점은 독립이 아닌 공정과 균형 / 검찰, 공수처 설치 반대는 않겠지만 그렇다고 찬성하지도 않아 / 윤석열도 ‘받아 들이겠다’는 정도

박상기 전 법무부 장관은 23일 사법 개혁 목표를 검찰 독립성 강화가 아닌 공정성과 균형성 강화에 맞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공수처는 반드시 설치돼야 하며 윤석열 검찰총장이 '받아 들이겠다'고 한 것은 적극 찬성이라기 보단 '반대하지 않는다'는 선에서 이해하고 있다고 밝혔다.

 

◆ 검찰 조직보호논리 대단, 정부가 바뀌어도 쉽사리...검찰 독립성 강조하면 검찰권 강화만

 

박 전 장관은 이날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과 인터뷰에서 장관 재임을 통해 "심하게 얘기하면 검찰주의, 검찰만능주의, 뭐 이런 얘기까지 하는데 검찰의 조직보호논리라는 게 대단히 단단하다(는 점을 더 분명히 알게 됐다)"면서 "축적된 독특한 문화라는 게 있기 때문에 그것이 정부가 바뀌었다고 쉽게 바뀌는 게 아니다"고 했다.

 

박 전 장관은 "검찰 개혁을 위해서 검찰의 독립성 중립성을 이야기를 많이 하는데 독립성 강화라는 목표는 심하게 얘기하면 잘못 설정된 목표다"고 지적했다. 

 

그는 "검찰에 필요한 것은 독립성보다는 검찰권 행사의 공정성과 균형성, 이것을 더 강조해야 한다"며 "검찰권 독립성을 얘기하기 시작하면 검찰권의 강화로 이어진다, 손 못 대는 (일이 된다)"고 했다. 

 

이어 "검찰 독립성을 얘기하면서 인사권, 예산 모든 걸 다 독립하자, 시켜주자 하지 않는가. (그렇게 되면) 검찰 수사와 기소권을 독점하는 검찰을 어떻게 통제하죠"라고 반문했다. 

 

◆ 조국 퇴임 뒤 몇차례 통화했지만...조국 압수수색 사후 보고만 받아

 

박 전 장관은 조국 전 장관 퇴임 뒤 "개인적인 그런 연락은 몇 번 했다"는 점을 공개했다. 진행자가 "심경 이런 것 밝힌 바가 있는지"라며 궁금해 하자 박 전 장관은 "심경을 밝힐 수 있는 마음의 상황도 아니라고 볼 수 있다"며 조 전 장관이 별다른 언급이 없었음을 알렸다. 

 

검찰이 지난 8월 27일 자신에게 보고 없이 조국 당시 장관 후보자와 관련해 압수수색에 들어간 사실과 관련해 박 전 장관은 "사후적으로 받았다. 압수수색은 여러 시간 동안 진행됐기 때문에 진행되는 과정이라고 볼 수 있지만 착수 이전은 아니었다"고 다시한번 사전 보고가 없었음을 분명히 했다. 검찰 보고는 '착수됐다'는 수준으로 그 이상 다른 말은 없었다는 것.  

 

◆ 공수처, 검찰권 균형행사 위해서도 꼭 필요· 윤석열 '반대 않겠다', 찬성한다와 반대 않겠다는 차이가....

 

박 전 장관은 공수처 설치가 필요한 이유로 "고위공직자, 특히 사법기관 종사자들 판사 검사들 있지 않는가. 검찰의 제 식구 감싸기다는 비판이 계속 되고 있다"며 " 그것을 해소할 수 있는 방법 중에 하나가 독립된 수사기구 공수처다. 검찰이 공수처 수사 대상자와의 관계 속에서 검찰권을 균형감 있게 행사할 수 없는 그런 상황들이 발생할 수 있기에 그걸 없애기 위해서라도 독립된 수사 기관이 필요하다"라는 점을 꼽았다. 

 

박 전 장관은 "(공수처 설치에 대해) 검찰은 지금도 찬성은 하지 않고 있다. 반대하지 않겠다와 찬성한다는 차이가 있다"고 역설했다. 

 

그는 "(윤석열 검찰총장 속 마음은 모르겠지만 국회에서 통과되면 그대로 받아들이겠다는 입장이다. (즉) 반대는 아니다"며 "역대 총장들이 다 그러지 않았을까"라고 해 묘한 뉘앙스를 남겼다.

 

박태훈 기자 buckbak@segye.com,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