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심상달 한동대 글로벌교육원 교수의 사회로 진행된 ‘2019 세계금융포럼’ 임팩트 금융전문가 발표 및 토론에서 패널들은 임팩트 금융의 국내 활성화를 위한 과제, 임팩트 금융 투자 포인트 및 실제 소셜임팩트 투자 사례 등에 대해 다양한 논의를 나눴다.
문철우 성균관대 교수 겸 한국임팩트금융민간자문단 위원장은 “하버드대 케네디스쿨 방문교수로 가서 물어보면 학생의 50~60%는 임팩트 투자에 대해 알고 있더라. 그러나 우리 학생들은 그렇지 않다. 알려야겠다는 사명감으로 이 자리에 참석하게 됐다”면서 “임팩트 투자는 사회적 또는 환경적 임팩트를 창출하기 위한 의도를 갖고 수행되는 투자다. 여기서 임팩트란 산출(우리가 한일), 성과(사람과 환경의 변화)를 합친 개념이라 보면 된다. ‘우리가 만들어낸 변화’가 바로 임팩트”라고 정의했다. 그는 이어 “자선기관이 돈을 100을 뿌려 내일이 되면 100이 사라진다. 임팩트 투자는 100을 주면 내년에도, 내후년에도 계속 굴릴 수 있다. 21세기에는 리스크와 리턴 고려뿐만 아니라 임팩트를 반영해 투자해야 한다는 투자의 ‘패러다임’ 자체가 바뀌었다”고 덧붙였다.
류영재 서스틴베스트 대표는 “우리나라의 금융발전은 전통수준에 멈춰 있다. 금융이나 재무 전문가들에게 지속가능한 발전, 임팩트 금융을 얘기하면 학문적 업데이트가 안 되어 있다는 생각을 할 때가 많다”고 안타까워했다. 류 대표는 “젠더 관련 펀드를 만든 외국인 친구에게 ‘수익률이 나지 않아 잘리면 어떡하냐’로 물어본 적이 있다. 그는 ‘25년 정도의 시간을 갖고 투자한다’고 하더라. 우리나라는 국민연금 마이너스 수익률 나면 온 언론이 다 떠들고 국민도 분노한다. 25년은커녕 두 달 반도 못 견디는 게 현실이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는 “임팩트 투자의 선의엔 동의한다. 다만 국민연금 기금의 일정 부분이라도 강제로 임팩트 투자할 수 있는 법제도의 마련 등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권혁태 쿨리지코너인베스트먼트 대표는 “벤처캐피털을 운용하면서 느낀 변화라면 기존의 벤처투자는 ‘What’이나 ‘How’에 해당하는 ’무엇을 하는 회사인지, 언제 목표 달성할건지’ 등을 물었다면 사회가 발전하고 의식이 성숙하면서 ‘Why’, 왜 벤처를 하려고 하는지를 묻기 시작했다. 임팩트 투자가 바로 why에 대한 대답이 되는 투자 형태”라면서 “우리가 투자한 이큐브랩이란 회사는 신촌의 쓰레기통이 너무 더러운 것을 보고 이를 바꾸고 싶어한 대학교 2학년 학생들이 만든 사회적기업이다. 태양광 압축 쓰레기통과 수거 관제시스템을 개발하고 있고 높은 수익률을 보이고 있다”고 소개했다.
하정은 한국사회적기업 중앙협의회 공제사업단장은 “앞선 발표자들과는 다르게 비영리 섹터에서 일한지라 이력이 다르다. 그런 만큼 사회적기업의 필요한 자금은 재무적 성과를 좀 희생하더라도 사회적 성과를 더 낼 수 있는 방향으로 투자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라면서 “기존 금융기관이 갖고 있는 생각과 방식을 벗어나는 혁신을 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남정훈 기자 che@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