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민복 연상’ 경복궁 근무복…내년엔 여권도 ‘북한식’ 논란된 색깔로 바뀐다

21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 국정감사서 '인민복 연상' 근무복 지적 나와
지난 18일 오전 서울 종로구 경복궁 근정전에서 열린 ''궁능유적본부 직원 근무복 공개 행사''에서 새 근무복을 입은 전문 모델들이 워킹하고 있다. 연합뉴스

최근 문화재청 궁능유적본부가 공개한 궁궐과 왕릉 직원들의 새 근무복 디자인이 인민복을 연상시킨다는 논란이 일었다.

 

문화재청은 지난 18일 서울 경복궁 근정전에서 패션쇼를 열고 궁능 근무자들이 입게 될 근무복 9품목, 28종을 공개했다. 기존 근무복이 현장 여건에 맞게 관리소별로 제작, 지급되다보니 궁능의 특수성을 고려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관람객과 식별되지 않는다는 지적에 따라 새롭게 근무복이 바뀌었다.

 

문화재청은 새 근무복이 ‘전통과 현대의 조화’에 중점을 뒀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온라인상에서는 “인민복과 비슷하다”는 혹평이 쏟아졌다. 한 누리꾼은 드라마 ‘야인시대’ 속 등장인물 심영이 입은 인민복 사진을 첨부하기도 했다.

지난 18일 오전 서울 종로구 경복궁 근정전에서 열린 문화재청 궁능유적본부 직원 근무복 공개행사에서 새로운 근무복을 착장한 직원들이 워킹하고 있다. 뉴스1

 

◆문화재청장 “궁궐복=한복? 일해보면 불편하다”

 

지난 21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조경태 자유한국당 의원은 새 근무복과 북한 인민복을 비교한 사진을 제시하며 “북한 따라하기 아니냐”고 지적했다.

 

조 의원은 정재숙 문화재청장을 향해 “전통한복도 있고, 그걸 세련되게 만든 개량한복 등 우리나라 고유의 전통의상이 많은데, 하필 (북한 인민복과) 색상도 비슷하게 했느냐”고 말했다.

새 궁능 근무복(왼쪽)과 드라마 '야인시대'에 등장하는 인민복을 비교한 사진.

이에 정 청장은 “궁능에서 일한다고 해서 꼭 한복을 입어야 한다는 생각은 갖고 있지 않다”며 “일할 때 입으면 굉장히 불편하다”고 답했다.

 

또 “직원 의견을 수렴하고, 전문가 자문회의, 경복궁 관람객 설문조사를 거쳐 최종 결정한 디자인”이라며 “한복을 응용해 목선을 표현했고, 주머니도 궁궐의 담장 같은 한국적 요소를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새 궁능 근무복은 2014년 러시아 소치 동계올림픽 때 한국문화예술공연팀 의상감독을 맡았던임선옥(파츠파츠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씨가 디자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내년부터 ‘북한 여권과 비슷’ 논란된 새 여권으로

 

오는 2020년부터는 대한민국 여권 디자인도 확 바뀐다. 2020년부터 발급되는 차세대 전자여권 디자인은 지난해 12월 최종 결정됐다.

 

표지색은 기존의 진녹색에서 남색으로 바뀐다. 지난 1988년부터 고수해온 녹색 표지가 32년 만에 처음으로 변한다.

 

사진=외교부 제공
대한민국 새 여권(왼쪽)과 북한 여권.

새 여권은 색깔 변화뿐 아니라 내구성과 개인정보 보호까지 더했다는 것이 외교부의 설명이다. 태극, 석탑, 도자기 등 국내 문화재를 활용한 전통 문양이 들어갔으며, 범용 플라스틱인 폴리카보네이트 재질로 제작된다.

 

새 여권은 지난해 10월 최초 디자인 시안이 공개된 뒤 북한 여권과 비슷하다는 지적을 받은 바 있다. 남색 여권을 두고 “세련됐다”는 긍정적 반응도 있었지만, “북한 여권과 똑같은 색이라 싫다” “왜 굳이 북한과 같은 색이어야 하나” “종북 이념이 들어간 것 아니냐” 등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다.

 

이에 외교부는 여권 디자인 변경은 11년 전부터 추진됐고, 미국과 캐나다 등 세계 78개국이 남색 계통을 여권 표지 색상으로 이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해당 여권은 외교부와 문화체육관광부가 최초 시안 공개 후 여론조사를 거쳐 확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관계 당국은 온라인 선호도 조사 결과 약 70%가 남색을 선택했다고 전했다. 새 여권은 2020년 하반기에 도입될 예정이다.

 

정은나리 기자 jenr38@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