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호 나폴리도 놀라게 한 황희찬

UCL 조별리그 3차전 / ‘황소’ 드리블 … 동점 PK 유도 / 잘츠부르크는 아쉽게 패배
황희찬(오른쪽)이 24일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의 슈타디온 잘츠부르크에서 열린 나폴리와의 UCL 조별리그 경기에서 케빈 말큇의 견제를 뚫고 드리블을 하고 있다. 잘츠부르크=AP연합뉴스

2019~2020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UCL) 조별리그에서 E조는 큰 관심을 받는 조는 아니다. 지난 시즌 우승팀 리버풀, 이탈리아리그 강호 나폴리와 오스트리아리그의 잘츠부르크, 벨기에리그의 헹크 등 확고한 2강2약으로 구성된 탓이다. 그러나 오스트리아와 한국의 축구팬들만큼은 큰 기대감을 안고 E조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 잘츠부르크의 황희찬(23)이 세계적인 강호들과 맞선 매 경기에서 놀랄 만한 활약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6-2로 대승을 거둔 헹크와의 1차전에서 1골 2도움을 기록한 데 이어 3-4로 분패한 리버풀과의 2차전에서도 1골 1도움을 기록했다. 특히 리버풀전에서는 세계 최고 수비수 중 한 명으로 꼽히는 피르힐 판 데이크(28)를 제치고 득점을 하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여기에 이번에 E조 2강 중 또 한 축인 나폴리와의 대결도 성공적으로 치러냈다. 황희찬은 24일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의 슈타디온 잘츠부르크에서 열린 UCL E조 3차전 홈 경기에 선발 출전해 풀타임을 뛰었다.



경기는 2골 1도움을 기록한 나폴리의 드리스 메르텐스(32)의 활약에 휩쓸려 2-3으로 패했다. 조 순위도 3위로 떨어져 16강 진출 가능성이 희미해졌다. 그러나 황희찬은 이번 경기에서도 눈에 띄는 활약을 펼쳤다. 앞선 경기들과는 달리 공격포인트는 쌓지 못했지만 특유의 저돌적인 움직임으로 상대 수비진을 흔드는 모습을 경기 내내 보여준 것. 여기에 페널티킥을 유도하기까지 했다. 메르텐스의 선제골로 0-1로 뒤지던 전반 38분 왼쪽 측면에서 나폴리 케빈 말큇(28)의 가랑이 사이로 공을 빼낸 뒤 문전으로 치고 들어가려다 반칙을 당했고 곧바로 페널티킥이 선언됐다. 이 페널티킥을 팀의 주포 엘링 홀란드(19)가 침착하게 차넣어 1-1로 동점이 됐다. 후반전에도 잘츠부르크는 나폴리와의 골을 주고받는 혈전을 펼쳤고, 황희찬은 빅리그 강호에 도전하는 ‘다윗’ 잘츠부르크에 지속적으로 에너지를 불어넣었다.

이로써 황희찬은 생애 첫 UCL 조별리그에서 2골 3도움의 기록을 만들며 반환점을 돌았다. 특히 2차전과 3차전은 세계 최고 수비수로 꼽히는 판 데이크와 칼리두 쿨리발리(28)를 맞상대했지만 여전한 위력을 선보이며 빅리그 팀들에게 눈도장을 찍었다.

 

서필웅 기자 seoseo@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