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구리, 쥐, 뱀 사냥꾼' 미국서 온 멸종위기 악어거북, 광주호서 '발견'

 

'맹수도 피해간다는 거북이'란 악명을 가진 외래종 악어거북(Alligator snapping turtle)이 광주광역시 광주호 인근 하천에서 전해졌다.

 

이날 한겨레신문과 MBC 뉴스에 의하면 지난 13일 주민  김준석(57) 는 광주호 인근 하천에서 악어거북을 발견하고 국립공원 당국에 신고했다.

 

전남대 연구팀 조사 결과, 열 살 이상의 악어거북 수컷으로 24일 밝혀졌다. 김씨는 언론 인터뷰에서  “13일 오전 무등산 원효 계곡에서 광주호로 흐르는 풍암천을 관찰하던 중 큰 솥뚜껑만 한 거북이 수심 1m쯤 되는 보의 물속에 웅크리고 있었다”며 “깜짝 놀라 자세히 보니, 큰 입을 쩍 벌린 채 지렁이 모양의 혀끝을 앞뒤로 흔드는 특이한 행동을 했다”고 설명했다.

 

 

발견 지점은 광주호에서 풍암천을 따라 1.5㎞쯤 거슬러 오른 곳이었다. 개인이 기르다 호수에 내버린 악어거북이 하천을 따라서 이동한 것으로 보인다. 토종 생물을 닥치는 대로 잡아먹어 생태계 교란이 발생할 수 있고 사람이 모르고 접근했다가 공격당할 가능성도 있다.

 

야생에서 발견된 건 2011년 경북 구미에 이어 두 번째지만 물속에서 생활하는 습성 때문에 눈에 잘 띄지 않는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더 많은 개체가 생태계에 유입됐을 가능성도 점쳐졌다. 

 

미국 남서부가 원산지인 악어거북은 최대 길이 80센티미터, 몸무게 80㎏까지 성장한다. 비공식적 기록으로는 107㎏∼113㎏까지 성장한다.

 

수명은 80∼120살로 알려졌다. 물고기를 주식으로 하지만 때로는 다른 거북이나 뱀, 쥐, 수초, 거북 까지 닥치는대로 먹어 치운다. 미국에선 대형 쥐인 뉴트리아, 너구리, 아르마딜로 등을 잡아 먹는다.

 

 

MBC뉴스에 따르면 이 거북은 단단한 당근도  한 번의 입질로 산산조각 낼 만큼 강력한 치악력을 가지고 있는데, 사람의 경우 물릴 경우 손가락이 절단 될 수도 있다.

 

구교성 전남대 생태모방연구센터 학술연구교수는 MBC에 "우연찮게 (악어거북과) 조우했을 때, 그 때가 이제 놀라서 물리거나 그런 문제들이 생길 수가 있다"면서 "그 때는 이제 큰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고 했다. 

 

한편, 환경부는 생태계 교란을 이유로 악어거북의 수입을 막고 있으나 온라인 상에선 개인 간 자유로운  거래가 이루어지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한겨레신문 보도에 따르면 주요 포털사이트에서 '악어거북 분양'을 검색하면 여러 개의 분양 광고가 뜨는데, 마리당 약 15~20만원 사이에 매매가가 형성 돼 있다. 

 

이날 국립생물자원관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MBC에 "악어거북 자체는 우리나라에서 수입을 허용하고 있지 않다"며 "동물원 용은 단, 허가 가능하다"고 했다. 

 

장혜원 온라인 뉴스 기자 hodujang@segye.com 사진=MBC‘뉴스데스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