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진출 기업 절반 "미중 분쟁에 타격"…"4분기 경기도 어둡다"

산업연구원 조사결과…설비투자 3년반 만에 부정 의견 많아져

중국에 진출한 기업의 절반가량이 미중 무역분쟁으로 부정적인 영향을 받고 있다고 밝혔다.

시황은 전분기 수준을 유지했지만, 매출은 소폭 하락했고, 4분기 전망도 어두웠다.



산업연구원은 대한상공회의소 베이징(北京)사무소, 중국한국상회와 공동으로 중국에 진출한 한국 기업 212개 기업을 대상으로 9월 2∼27일 시행한 '중국 진출 한국 기업 경기실태조사: 2019년 3분기 현황과 4분기 전망' 결과를 27일 발표했다.

조사는 경영실적, 판매, 비용, 경영환경, 애로요인 등을 물어보고 항목별 결과를 경기실사지수(BSI) 작성 방식에 따라서 0∼200 사이의 값으로 산출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지수가 100을 초과하면 긍정적으로 응답한 업체 수가 많음을, 100 미만이면 그 반대를 의미한다.

그 결과 전체 기업의 3분기 시황 BSI는 82로 전분기와 동일했지만, 매출은 전분기보다 2포인트 떨어진 87로 집계됐다.

판매 부문에서는 현지판매가 90에서 85, 한국재판매가 81에서 80, 제3국 판매가 95에서 93으로 모두 하락세를 보였다.

비용 부문의 경우에도 인건비는 138에서 136, 원자재 구입은 122에서 114, 설비 투자는 104에서 99로 일제히 떨어졌다. 특히 설비투자(99)는 2016년 1분기 이후 처음으로 100을 밑돌았다.

경영여건 부문에서는 영업환경은 73으로 전분기와 같았지만, 자금 조달은 84에서 79로 5포인트 하락했고, 제도정책은 85에서 82로 4분기 만에 하락 전환했다.

경영 애로사항으로 '현지 수요 부진'이 23.0%로 가장 많았고, '수출 부진' 13.6%, '인력·인건비 문제' 12.2%, '경쟁력 약화' 7.0%, '위안화 변동' 5.2% 등이 뒤를 이었다.

업종별 매출 현황 BSI는 제조업(87)이 전분기보다 5포인트 하락한 반면에 유통업(84)은 4분기 만에 상승으로 돌아섰다.

전기·전자(103)와 자동차(103)는 100을 소폭 상회했으나 금속기계(97)와 화학(78)은 100 밑으로 떨어졌다. 섬유·의류(63)는 기준선에 크게 미달했다.

종사자 규모별로는 대기업은 78에서 90으로 상승한 것과 달리 중소기업 92에서 86으로 떨어졌다.

4분기 전망도 밝지 않았다.

전체 기업의 4분기 시황 전망 BSI는 전분기보다 9포인트 급락한 88에 그쳤고, 매출 역시 102에서 98로 하락하며 3분기 만에 100 아래로 내려갔다.

다만 현지판매와 설비투자 전망치는 각각 103, 101로 기준선을 웃돌았다.

업종별로는 전기·전자(97)와 화학(97)의 매출 전망 BSI가 전분기보다 큰 폭 하락했고, 유통업(94)도 하락세가 이어진 반면에 자동차(127)와 기타제조(110)는 100을 넘었다.

종사자 규모별로는 대기업(103)과 중소기업(97)에서 동반 하락세가 나타났다. 특히 중소기업은 3분기 만에 기준선에 못 미쳤다.

미중 무역분쟁의 영향에 관한 설문에서는 부정적인 영향을 받는다는 답변이 지난해 3분기 처음 해당 질문을 넣은 이래 처음 절반을 넘어섰다.

지난해 3분기 부정적이라는 응답률은 33%였지만 올해 3분기에는 51%로 증가했다. '영향이 없다'는 응답은 62%에서 47%로 줄었다.

부정적 영향의 구체적 내용으로는 '중국경기 둔화로 인한 현지 수요 위축'(56%), '미국의 대(對)중국 제재로 인한 대미 수출 감소'(23%), '글로벌 교역 둔화로 인한 수요 감소(14%)'의 순이었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