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을 방문한 데이비드 스틸웰(사진) 미국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가 내달 22일 만료되는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과 관련해 한·일 양국에 ‘창조적인 해법’ 마련을 촉구했다.
27일 재팬타임스 등 일본 매체에 따르면 스틸웰 차관보는 전날(26일) 도쿄의 주일 미국대사관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지소미아와 관련해 “우리(미국)는 양측에 이(지소미아)에 대한 창조적 해법(creative solution)을 찾도록 강력히 권장한다(strongly encourage)”고 밝혔다. 이어 “우리는 물론 한국 측에 협정으로 복귀할 것을 권장한다”며 “이는 미국에도, 당신들(일본)에게도, 그들(한국)에게도 이익이기 때문”이라고 종전 입장을 다시 강조했다.
지소미아가 종료되면 2014년 체결된 한·미·일 방위기밀정보공유각서(TISA)를 근거로 군사정보 공유를 계속할 수 있다는 지적에 대해선 “유효하지 않다”며 “(정보공유가) 신속하게 이뤄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한·일 양국의 상대국에 대한 수출규제에 대해서는 “미국이 중재할 입장이 아니다”라면서 “경제문제가 안보문제로 파급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원론적 입장을 밝혔다.
미국 정부가 지소미아 문제와 관련해 한·일 양측의 창조적 해법 마련을 주문했다는 측면에서 그동안 안보상의 이유를 들어 수출규제에 나섰다고 주장해온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정부도 상당한 압박을 받을 전망이다. 우리 정부의 지소미아 종료 방침이 안보상의 이유를 든 일본의 수출규제에서 비롯됐다는 측면에서 이 문제에 대한 일본 측의 성의표시 없이는 돌파구 마련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스틸웰 차관보 발언에 대해 “일본에 한국과의 관계 개선을 기대하는 것과 함께, 한국에 (협정) 파기의 재검토를 촉구한다는 방안을 시사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스틸웰 차관보는 미·일 정부 관계자와 전문가를 초청해 해마다 개최하는 정책포럼인 제6차 후지산 회의(26~27일)에 참석하기 위해 방일했다. 27∼30일 미얀마, 30일∼11월1일 말레이시아 방문 후 태국을 거쳐 11월5일 방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