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농단’을 주도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비선실세’ 최순실(사진)씨가 파기환송심 첫 재판에서 억울함을 호소했다. 최씨는 “나는 결코 ‘비선실세’가 아니다”라며 박근혜 전 대통령과 손석희 JTBC 사장 등을 증인으로 불러 달라고 요청했다.
30일 서울고법 형사6부(부장판사 오석준)는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뇌물) 등 혐의로 기소된 최씨와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에 대한 파기환송심 첫 공판기일을 열었다. 최씨가 법정에서 직접 발언한 것은 지난해 6월15일 항소심 결심공판 최후진술 이후 1년4개월여 만이다.
앞서 최씨는 항소심에서 징역 20년을 선고받고 상고했다. 올해 8월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2심 판단을 대부분 유지했지만, 일부 강요 등 혐의는 무죄로 봐야 한다며 사건을 서울고법에 돌려보냈다.
최씨 측 이경재 변호사는 “대법원에서 박 전 대통령과 피고인 사이에 묵시적 공모를 인정했는데, 이를 인정할 증거가 부족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최씨 측은 박 전 대통령과 딸 정유라씨, 박상진 전 삼성전자 사장과 손석희 JTBC 사장 등을 증인으로 불러 달라고 요청했다. 최씨 측 정준길 변호사는 “박 전 대통령이 증인으로 출석해 최씨와 박 전 대통령이 공모관계라는 검찰 주장에 대해 신빙성을 입증할 기회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또 이 변호사는 “태블릿PC 보도 관련 핵심적 역할을 한 손 사장 때문에 최씨가 ‘비선실세’가 됐다”며 손 사장의 증인 채택을 요청했다. 재판부는 증인 채택 여부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최씨와 함께 재판받는 안종범 전 청와대 경제수석은 대법원에서 유죄로 확정된 부분에 한해 양형 부당을 주장했다. 이들의 2차 공판기일은 12월18일 열릴 예정이다.
유지혜 기자 keep@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