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보잉 리스크’… 항공업계 난기류

‘동체균열’ 737NG 긴급점검 / 결함 확인에 운항 중단 잇따라 / 日노선 축소 이어 수익악화 직격탄 / 보잉측, 11월 초 방한 수리 예정 / 부품교체·점검 최소 2∼3주 걸릴 듯
30일 오전 서울 강서구 김포공항에 737NG 계열 항공기가 계류해 있다. 최근 일부 항공기에서 동체균열이 발견된 B737-NG 기종은 현재 비행횟수 3만회가 넘는 우선점검대상 항공기 42대 중 9대에서 균열이 발견돼 운항이 중지된 상태다.737NG 계열 항공기는 737-600·700·800·900 등이 있다. 연합뉴스

일본 여행 불매운동 여파에 미국 항공기 제작사 보잉발 리스크까지 겹쳐 국내 항공업계가 휘청이고 있다. 잇단 추락 사고로 운항이 중단된 보잉의 737맥스8 기종에 이어 이번엔 737NG 기종에서 균열이 발견돼 운항 중단 항공기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737맥스8은 국내에 인도된 기재가 별로 없지만 737NG 기종은 150대에 달해 파급이 상당할 전망이다.

 

30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현재까지 1차로 우선점검한 737NG 기종 42대 중 9대(21.4%)에서 균열이 발견돼 운항을 중지했다. 지난 24일 기준 전 세계 737NG 기종 1133대 가운데 53대(4.67%)에서 동체 균열이 발견된 것에 비해 월등히 높은 수치다. 국토부가 이날 9개 국적항공사 관계자들을 불러 이 기종 나머지 108대에 대한 점검을 최대한 앞당기기로 한 것도 이 때문이다.

최근 동체 균열이 발견돼 일부 운항이 중단된 보잉737NG 기종. 보잉사 홈페이지

앞서 737NG는 중국에서 개조 중 동체와 날개 연결 구조 부위에 균열이 발견됐다. 이에 지난 3일 미국 연방항공청(FAA)에서 긴급점검 명령을 내렸고, 국토부도 이튿날 국내 150대에 대한 감항성(안전하게 비행할 수 있는 성능)개선 지시를 발행했다. 보잉의 737NG 계열 항공기는 737-600, 700, 800, 900 등이 있다.

 

계속되는 악재에 항공사들은 죽을 맛이다. 가뜩이나 일본 노선 축소 등으로 불황에 시달리는 상황에서 항공기 운항 정지는 수익성 악화에 직격탄이기 때문이다. 향후 국토부 조기 점검 결과에 따라 이 기종 동체 균열이 추가로 발견되면 해당 항공기는 바로 운항이 정지된다.

 

특히 제주항공과 티웨이항공은 보유 중인 항공기 각각 45대, 26대가 모두 보잉 737NG 계열인 B737-800이라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밖에 대한항공(31대), 진에어(22대), 이스타항공(21대)도 적지 않은 보잉 737NG 계열 항공기를 보유하고 있다.

이스타항공은 737NG보다 최신 기종인 737맥스8 항공기의 추락 사고로 안전 우려가 제기되자 지난해 12월부터 보유 중인 이 기종 2대의 운항을 지난 3월 중순부터 중단한 상태다. 운항 중단이 장기화하자 이스타항공은 7월부터 B737-800 2대를 잇달아 도입했지만 이 기종도 결함이 발견됐다. 이스타항공은 올해 2분기 수백억원대 적자에 이어 3분기에도 여러 악재로 실적 악화가 예상되자 지난달 중순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했다.

 

보잉 기술진은 내달 초 방한해 동체 결함이 발견된 항공기를 수리할 예정이다. 그러나 보잉 기술진이 도착한 이후에도 점검과 부품 교체 등에 최소 2∼3주가 걸릴 것으로 예상돼 각 항공사가 감내할 운항 중단 피해는 상당할 전망이다.

 

나기천 기자 na@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