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5주기를 맞은 2014년 ‘4·16 세월호 참사’ 당일 해경이 맥박이 있는 학생을 구조하고도 병원에 투입된 헬기로 해양경찰 간부를 이송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파문이 불거지고 있다. 세월호 유가족들은 오는 2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책임자 처벌을 요구하는 집회를 열기로 했다.
사회적참사특별조사위원회(이하 특조위)는 31일 서울 중구 포스트타워에서 ‘세월호 참사 구조수색 적정성 조사’ 중간 결과를 발표하며 이 같은 내용을 전했다.
장훈 세월호참사가족협의회운영위원장은 “우리 아이가 처음 발견됐을 때는 살아있었는데 적절한 응급조치를 받지 못해 희생됐다는 것”이라며 “이는 명백한 살인”이라고 주장했다.
장 위원장은 “당신들에게는 물에서 건진 한 명의 아이였겠지만 우리에게는 단 하나 남은 희망이었다”라며 “당신들은 우리에게 남은 한 조각 촛불을 꺼버린 것이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는 철저히 이 사실을 수사하고 처벌할 수 있도록 노력하라”고 덧붙였다.
장 위원장은 “촌각을 다투는 응급환자를 놔두고 무엇 때문에 누구의 지시로 이런 짓을 한 건지 검찰이 수사해 달라”고도 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장 위원장을 비롯해 세월호 유가족 20여명도 참석했다.
특조위에 따르면 해경은 2014년 4월16일 오후 5시24분쯤 단원고 2학년 A군을 발견했다. A군은 당일 5시30분쯤 해경 3009함으로 옮겨졌고 원격의료시스템이 가동됐다.
당시 영상에서 해경 응급구조사는 A군을 ‘환자’로 호칭하며 응급처치를 시행했다.
체온, 맥박, 호흡 등을 보여주는 바이털 사인 모니터에는 A군의 산소포화도 수치가 69%로 떴다. 불규칙하지만 맥박도 잡혔다. 목포 한국병원에 있던 응급센터 의사는 심폐소생술(CPR)을 지속했다. 그러면서 병원으로 응급 이송하라고 지시했다.
이와 관련해 박병우 세월호참사 진상규명국장은 “응급의학 의사들을 면담한 결과 A군은 구조 당시 생존 가능성이 희박하나 100% 사망이라고 단정할 수 없는 상태였다”고 했다.
특조위에 따르면 해경 3009함에는 오후 5시40분 B515 헬기, 6시35분 B517 헬기가 각각 두 차례 헬기가 도착했다. 그러나 A군 대신 김수현 서해해양경찰청장과 김석균 해양경찰청장을 태우고 돌아갔다.
A군은 이후 총 3번 다른 함정으로 갈아탄 후 오후 10시5분에야 병원에 도착할 수 있었다. 헬기를 탔다면 20분이면 도착하는 거리를 4시간40여분에 걸쳐 도착한 것.
해경은 오후 7시15분쯤 함상에서 CPR을 중단하고 A군을 사망자로 분류한 것으로 확인됐으며 A군은 병원에 도착한 지 5분 만인 10시10분쯤 사망 판정을 받았다.
특조위는 당일 오후 2시40분쯤의 영상 자료를 확인한 결과 헬기 다수는 팽목항에 대기중이었다.
A군이 발견될 때까지 수색을 위한 헬기도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박 국장은 “A군의 경우 원격 의료시스템을 통해 의사로부터 이송조치를 지시받은 상태인 만큼 헬기 이송이 필요한 상황이었다”고 설명했다.
이에 유가족들은 오는 2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책임자 처벌을 요구하는 집회를 열기로 했다. 위원회는 A군이 제때 헬기를 이용하지 못한 것과 관련 추가 조사를 통해 범죄 혐의가 발견되면 수사기관에 수사 요청 등 조치할 계획이다.
장혜원 온라인 뉴스 기자 hodujang@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