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문재인 대통령의 어머니 강한옥 여사의 별세에 조의문을 보내왔다고 청와대가 31일 밝혔다. 지난 6월30일 판문점에서 만났던 두 정상이 이번 조의 표명을 발판 삼아 직접 소통하는 계기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하지만 이날 북한이 미상의 발사체를 쏟아올려 남북관계 경색국면이 이어질 가능성도 적지 않다.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오후 춘추관 브리핑에서 “고 강한옥 여사 별세에 대해 김 위원장은 30일 문 대통령 앞으로 조의문을 전달해왔다”며 “김 위원장은 조의문에서 강 여사 별세에 대해 깊은 추모와 애도의 뜻을 나타내고 문 대통령께 위로의 메시지를 전했다”고 설명했다.
단순한 조의에 불과한 것으로 남북관계 개선으로 이어지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우려와 새로운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전망이 엇갈린다. 청와대 관계자는 “(조의문에는) 일단 남북 간에 다른 이야기에 대해서는 없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금강산관광지구 내 남측 시설 철거 논란과 관련된 내용이 들어 있는지에 대해서도 “다른 사안들과 연관지어서 생각하는 것은 조금 무리”라고 선을 그었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도 “남북 정상 간 세 차례에 걸친 회담을 했기 때문에 외교적 예의 차원에서 조의문을 보낸 것으로 보인다”며 “이를 과도하게 의미 부여해서 해석하는 것은 자칫 오해를 부를 수 있다”고 강조했다.
반면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북한이 남한과 정치적으로는 충돌하고 있지만 정상 간의 신뢰가 깨지지는 않았다는 것을 보여줬다”며 “이를 계기로 당장 남북관계가 해빙무드에 들어간다고 예단하기는 어렵지만 하나의 계기는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김연철 통일부 장관은 금강산관광 사업자인 현대아산과 한국관광공사 대표를 만나 북한의 남측 시설 철거 요구에 대해 논의했다. 김 장관이 공식 일정으로 금강산관광 주요 사업자 대표를 만난 것은 취임 후 이번이 처음이다.
김달중·조병욱 기자 dal@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