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다' 기소한 檢 향해 뒷북 비판 쏟아낸 정부, 그리고 이재웅…그들은 그럴 자격 있나? [일상톡톡 플러스]

택시업계와 심각한 갈등을 빚어온 승합차 호출 서비스 '타다'와 업체 대표들이 재판에 넘겨진 가운데, 이들이 운전기사를 사실상 관리·감독했다는 검찰의 판단이 나왔다.

 

파견법 위반 여부에 대한 수사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분석이다.

 

4일 금태섭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법무부로부터 제출받은 공소장에 따르면 쏘카 이재웅 대표, 자회사 브이씨앤씨(VCNC) 박재욱 대표 등은 지난해 10월8일께부터 지난 10월17일쯤까지 11인승 승합차 1500여대를 이용해 약 268억원 매출액 상당의 여객을 운송했다.

 

검찰 조사 결과 이들은 타다 스마트폰 앱을 통해 인력 공급 업체에서 제공받은 운전기사들의 출·퇴근 시간 및 휴식 시간, 운행해야 할 차량, 승객을 기다리는 대기 지역 등을 관리·감독한 것으로 드러났다.

 

타다는 운전기사를 차고지로 출근시켜 차량을 배정한 뒤 전철역과 같이 승객 수요가 많은 곳을 대기 지역으로 지정해 이동시켰다. 승객들이 타다 앱을 실행시키면 인근의 운전기사에게 승객 위치 정보를 발송해 연결시키고, 운송을 마친 후에는 승객이 타다 앱에 저장해 둔 신용카드 정보를 통해 이용 요금이 결제되도록 했다.

 

이처럼 타다가 실제로 운전기사를 관리·감독했다면 파견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파견법)에 저촉될 소지가 있다. 실제 근로 계약을 맺은 사용자가 아닌 다른 사용자는 지휘나 감독을 할 수 없지만, 파견법은 일부 업종에 대해 예외를 두고 있다.

 

하지만 타다와 같은 여객운송사업은 이에 해당하지 않는다.

 

◆노동부, 타다 파견법 위반 여부 조사 착수…어떤 결론날까?

 

현재 타다의 운전기사들 중 약 90%는 개인사업자(프리랜서)이며 나머지 약 10%는 파견 노동자의 형태로 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노동부는 지난 6월 타다의 파견법 위반 여부에 대한 조사에 착수한 바 있다.

 

쏘카의 자회사 VCNC는 지난해 10월부터 11인승 승합차를 호출해 목적지까지 이동할 수 있는 렌터카 기반 운송서비스 타다를 운영하고 있다. 이를 두고 택시업계는 타다가 면허 없이 불법 여객 운송을 하고 있다고 주장하며 반발해왔고, 지난 2월 이 대표와 박 대표를 검찰에 고발했다.

 

이에 검찰은 이들이 타다 스마트폰 앱을 통해 11인승 승합차와 운전기사를 이용해 면허 없이 여객자동차운송사업을 하고, 자동차대여사업자로서 법률상 허용되지 않는 유상 여객운송을 했다고 판단했다.

 

이번 사건을 수사한 서울중앙지검 형사5부는 지난달 28일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 위반 혐의로 이 대표 등을 불구속 기소하고, 법인도 함께 재판에 넘겼다.

 

◆정부·정치권 향해 강도높은 독설 날린 이재웅…전통사업과 상생의지는 있었나?

 

이재웅 대표 특유의 '독설'이 업계 갈등만 더욱 부추겼다는 지적도 나왔다.

 

뉴스1 보도 등을 종합하면 이 대표는 최근 열린 한국사내변호사회 멘토링 세미나에 참석해 "국토교통부가 네거티브 규제를 실천하지 못한 것이 갈등이 증폭된 원인"이라고 지적하며 정부를 향한 쓴소리를 뱉었다.

 

이 대표는 현재 쏘카 자회사인 타다가 택시업계와 극한 대립 상황에 놓인 것과 지난 29일 검찰이 자신을 불구속 기소한 것에 대한 원인을 국토부의 '무사안일주의' 탓으로 돌렸다.

 

이 대표는 "택시업계가 피해를 봤다고 하니 우리 보고 그냥 택시회사가 되라고 한다"며 "혁신을 시작하지도 못한 기업한테 보상부터 하고 시작하라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국토부와 여당이 추진 중인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 개정안을 '졸속법안'이라 비판했다.

 

지난 2월 미디어데이에서 이재웅(51) 쏘카 대표가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특히 이 대표는 카풀에 반대하며 택시기사가 분신한 사고를 두고 "죽음을 예고하고 부추기고, 폭력을 조장하고 정치적으로 이용하겠다고 하는 사람들이 있다"며 "타다에 모든 책임을 돌리고 불안감을 조장하고 죽음까지 이르게 하는 행위는 용서받을 수 없다"고 주장해 파장을 일으켰다.

 

이 대표는 카풀 서비스를 두고 택시와 모빌리티 업계가 갈등에 놓여 있을 때 당사자 간 '사회적 대타협'을 주장한 정부와 정치권에 대해 강도높은 비판을 해왔다. 기존 시장을 뒤집는 혁신산업과 기득권을 가진 전통산업이 스스로 손을 잡는 건 애초에 불가능 하다는 게 그의 지론이었다.

 

◆혁신 주저하는 정부에 일침 가해 분위기 전환 성공했지만 잃은 것도 적지않아

 

이같은 이 대표의 독설이 전통산업에 묶여 혁신을 주저하는 정부에 자극을 줬다는 긍정적인 평가도 있었던 반면, 사업에 있어선 스스로에게 '독'이 됐다는 평가도 나온다.

 

실제 그의 일방적인 주장은 태생적으로 '혁신의 대열'에 동참해야 할 IT업계로부터도 비난을 샀다.

 

네이버 공동 창업자 중 한 사람인 김정호(54) 베어베터 대표는 "서민은 돈을 1억원이나 모으고 그 돈으로 개인택시 면허를 사는데 투자도 안하고 자가용 운전자가 모으고 카니발이나 사고 아무나 써서 운행을 하면서 수입을 올려도 되냐"며 꼬집었다. '혁신'이라는 미명아래 비용을 지불하지 않고 이익만 누리는 '무임승차'가 아니냐는 지적이다.

 

현재로는 타다가 택시업계와 갈등을 풀 방법은 국토부가 중재에 나서는 것 외에 딱히 없는 상황이다. 국토부 역시 모든 갈등의 원인을 정부 탓으로 돌리는 이 대표의 언행이 달가울리 없다.

 

타다의 검찰 기소에 이 대표의 저격까지 겹쳐 '혁신의 걸림돌' 취급을 받게 된 국토부는 난감한 입장이 됐다.

 

당장 타다와 택시업계를 한자리에 앉혀 상생방안을 논의한다던 '택시제도 개편방안 실무논의기구'의 후속활동이 불투명해졌고, 연내 입법하려던 법 개정안도 법원 판단이 나올 때까지 늦추자는 의견이 나와 속도를 내기 어려워진 상황이다.

 

◆檢 "'타다' 불법성 여부만 판단할 뿐이다"…도 넘은 檢 때리기 지양해야 한다는 시각도

 

최근 국민일보가 입수한 검찰의 타다 공소장을 보면, 검찰은 타다가 렌터카 공유라기보다는 실질적으로 콜택시처럼 운영됐다는 근거들에 주목했다.

 

이는 국토부 장관의 면허 없이 여객자동차운송사업을 영위한 ‘불법 행위’라는 결론으로 이어졌다. 타다의 사업은 자동차 대여사업자의 사업용 자동차를 써서 유상으로 여객을 운송한 행위이기도 했는데, 이 역시 현행법에 어긋난다는 것이 검찰의 결론이었다.

 

공소장에 따르면 이 대표 등은 승객이 타다 앱을 실행시키면 해당 승객과 가까운 곳에 있는 운전자에게 승객의 위치를 발송해 승객과 운전자를 연결시켜 줬다. 목적지에 다다른 승객은 타다 앱에 미리 저장한 신용카드로 요금을 결제했다.

 

이를 종합하면 타다 영업은 사실상 현재 있는 콜택시들의 영업과 별다를 바가 없었고, 이용자들 역시 차를 빌리기보다는 택시를 타듯 타다를 이용했다는 것이 검찰의 시각이다.

 

검찰은 법무부의 유예 요청 이후 청와대 민정수석실에도 타다에 대한 기소 방침을 전달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무분별한 검찰 때리기엔 한목소리를 내고 있지만, 정작 검찰의 기소 처분과 관련해 벌어진 부처 간 진실 공방을 보면 안타까울 따름이다.

 

이에 대해 스타트업 관계자들은 검찰의 기소로 합의점을 찾아가던 정부와 업계 간 논의가 사실상 멈춘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타다 측은 재판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 운행을 지속하겠다는 방침이다.

 

김현주 기자 hjk@se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