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 인하 불구 시장금리는 상승세

국고채 3년물 1.093→1.467%로 / “미·중 무역협상 불확실성 완화에 / 안전자산 채권서 자금유출 현상”

최근 미국 연방준비제도와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내렸지만, 국내 채권시장 금리는 오히려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4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1일 서울 채권시장에서 국고채 금리는 일제히 상승했다. 국고채 금리가 상승하면 채권값은 하락하는 구조다.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전 거래일보다 0.1bp(베이시스포인트,1bp는 0.01%) 오른 연 1.467%에, 10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0.4bp 오른 연 1.732%에 장을 마감했다.

기준금리 인하에도 채권 금리가 상승세를 보이는 것은 시장에서 통화당국의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을 미리 반영해 지난 8월까지 금리가 크게 떨어졌기 때문이다. 게다가 최근 미·중 무역협상 진전 분위기로 위험자산 투자심리가 회복되면서 채권 수요가 약해진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올해 초 연 1.802%였다가 4월 초 1.726%, 6월 초 1.575%, 8월 19일 사상 최저 수준인 1.093%까지 떨어진 바 있다. 이후 금리는 오름세를 이어가 연초 대비 하락 폭의 절반 정도를 회복한 수준이다.

10년물 역시 연초 1.948% 수준이었다가 8월 16일 사상 최저치인 1.172%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이후 오름세다.

공동락 대신증권 연구원은 “연초부터 미국 기준금리 동결과 인하에 대한 기대감, 장단기 금리 역전에 따른 경기 침체 우려 등으로 일방적인 금리 하락이 이어졌다”며 “최근 통화정책과 관련한 휴지기가 3개월 이상 있었고 수급 공백까지 맞물리면서 금리 반등이 나타났다”고 말했다.

장효선 삼성증권 연구원도 “최근 미·중 무역협상 불확실성이 완화했고 경기 둔화 우려도 줄어들면서 위험자산 선호 현상이 조금씩 커지고 있다”며 “이에 따라 가장 안전한 자산으로 꼽히는 미국 달러화가 약세를 보이고 안전자산으로 분류되는 채권에서도 자금이 빠져나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신동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달 미 연준의 기준금리 인하로 한·미 기준금리 역전 폭이 다시 50bp로 축소됐지만 한은의 금리 인하는 상당 기간 지연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윤여삼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지난 8월 금리 저점을 다시 시도할 정도의 분위기는 아니지만, 적어도 현재의 기준금리 수준에서 적정가치를 찾는 노력 정도는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범수 기자 sway@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