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산관광이 18일 21주년을 맞이하지만 11년째 개점휴업 상태가 이어지고 있다. 금강산관광 재개가 불투명한 가운데 김연철 통일부 장관은 취임 후 처음으로 미국을 방문해 이를 논의한다.
통일부는 17일 김 장관이 이날부터 23일까지 한반도국제평화포럼 참석차 워싱턴과 로스앤젤레스(LA)를 방문해 기조연설을 하고 미 정부와 의회 관계자를 만난다고 밝혔다. 김 장관은 특히 국무부 부장관에 지명된 스티븐 비건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 등 한반도 주요 인사들과 연쇄 접촉하며 금강산관광 문제를 협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은 2010년 4월 남측 자산을 일방적으로 몰수·동결한다고 발표했고, 2011년 4월에는 현대아산의 독점사업권을 취소한다고 발표했다. 지난해 남북관계가 급물살을 타면서 관광 재개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졌다. 올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신년사에서 ‘조건 없는 금강산 재개’를 언급하며 분위기는 한층 고조됐다.
하지만 지난 2월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 결렬로 남북관계도 경색됐다. 급기야 지난달 23일 김 위원장이 금강산 현지지도에 나서 “너절한 남측 시설들을 싹 들어내도록 하고 우리식으로 새로 건설해야 한다”고 지시하며 상황은 최악으로 치달았다.
북한은 금강산국제관광국 명의로 지난달 25일 통지문을 보내 남측 시설 철거를 위한 문서협의를 제안했다. 정부는 사흘 만에 ‘만나서 협의하자’고 응답했지만 북측은 이를 거절했다. 정부는 지난 5일 2차 대북통지문을 통해 금강산 시설 점검단의 방북을 추가 제안했지만 북한은 이 역시도 거절했다.
지난 11일 북한은 문서협의를 하지 않으면 일방적으로 시설을 철거하겠다는 최후통첩을 보내온 상황이다. 그동안 금강산관광지구에 들어간 남측 투자액은 현대아산, 한국관광공사, 정부 투자액 등을 합해 4300억원이 넘는다.
정부는 마지막 협상 방안으로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의 방북 카드를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금강산관광 20주년 기념 행사차 방북했던 현 회장은 지난 14일 김 장관과 만나 방북 문제 등 금강산관광 재개 방안을 논의했다.
조병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