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페트병은 따로 버리세요”

‘일본산 폐기물 수입’ 줄이자는 것

 

연간 2만여 t에 달하는 일본산 폐페트병을 대체하기 위해 다 쓴 페트병만 따로 분리배출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폐페트병은 폐플라스틱 가운데 ‘최상급’에 속하지만 다른 플라스틱 폐기물과 함께 버려지는 탓에 오물이 묻거나 선별되지 않아 재활용률이 떨어졌다. 앞으로는 페트병만 별도로 모아 재활용률을 최대한 끌어올려 ‘일본산 폐기물 수입’을 줄이겠다는 것이다.

 

19일 환경부는 이와 같이 페트병 재활용체계 개선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지난 8월 발표한 ‘수입 재활용 폐기물 추가 환경안전 관리 강화’의 후속대책과 정부 혁신과제인 ‘범정부 협업 촉진’의 하나로 추진하는 것이다.

 

지난해 기준 국내에서 생산되는 페트병은 30만t으로 이 중 80%인 24만t이 재활용된다. 페트병은 스포츠의류 같은 고부가가치 원료가 되기도 한다. 하지만 재활용되는 24만t 중 이처럼 고급 원료가 되는 경우는 2만9000t에 불과하다. 유색 페트병이 많고 다른 플라스틱과 섞여 배출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일본에서 연간 2만여t씩 폐페트병을 수입해왔다. 

 

그런데 올해 들어 한일 무역 갈등이 본격화하면서 ‘왜 일본 쓰레기까지 수입하느냐’는 여론이 일었고, 그 첫번째 조치로 지난 8월 일본 석탄재 방사능 검사를 강화한 데 이어 이번에는 폐페트병 분리 배출을 하게 된 것이다.

 

환경부는 우선, 페트병과 다른 플라스틱이 섞여서 배출·수거되는 현행 체계를 개선하기 위해 공동주택(아파트), 단독주택, 거점수거 등 3가지 유형별 시범사업지역을 선정할 계획이다. 이곳에서 내년 1월부터 6개월간 페트병 별도 분리수거함 설치, 요일제 수거 등을 해본 다음 내년 7월 공동주택부터 시작해 2021년에는 전국 단독주택까지 페트병 분리배출을 확대할 예정이다.   

 

페트병 생산 단계에서도 다음달부터는 유색페트병이나 물로 제거하기 힘든 일반 접착라벨 사용이 금지된다. 

 

이영기 환경부 자원순환정책관은 “이번 페트병 재활용체계 개선을 시작으로 향후 재활용품 분리배출체계를 전반적으로 개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다회용 택배포장재(사진) 시범사업도 실시된다. 환경부는 20일부터 씨제이 이엔엠 오쇼핑, 로지스올과 함께 택배 배송 고객 300명을 골라 3개월동안 재사용 택배 포장재를 시범 운영한다. 씨제이 이엔엠 오쇼핑이 재사용 택배 포장재로 상품을 배송고, 로지스올은 고객이 내놓은 재사용 택배상자를 회수해 씨제이 이엔엠 오쇼핑에 전달하는 식이다.

 

홍수열 자원순환사회경제연구소장은 “굉장히 여러번 반복사용돼야 (친환경) 의미가 있을 것”이라며 “외국에서도 물기가 있는 식재료나 냄새 등으로 효과를 거두지 못한 사례가 있어 효과를 잘 따져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지로 기자 kornyap@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