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의 단식 투쟁 천막에 당직자들을 배정, 24시간 보초근무하라는 지침이 떨어졌다.
21일 온라인 커뮤니티에 확산된 ‘단식 투쟁 천막 근무자 배정표’에 따르면 요일별로 총무국, 조직국, 홍보국, 청년국 등이 돌아가면서 24시간 황대표의 천막을 지킨다.
근무시간은 주간근무와 야간근무로 나뉘었고 근무자들은 중간중간 황 대표의 건강상태를 확인하거나 취침 시간대 주변 소음 등을 통제하는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근무 배정표 하단에는 ’당대표님 지시사항임‘이라고 적힌걸로 미뤄보아 황 대표가 이를 직접 지시한 걸로 보인다.
이를두고 누리꾼들은 ‘황제 단식’이라며 입을 모아 비판했다. 한 누리꾼은 “대한민국에서 누구도 따라갈 수 없는 의전왕”이라며 다른 누리꾼은 “이 정도면 단식이 아니라 의식이다”라고 비꼬았다. 앞서 황 대표는 2016년 총리시절 서울역 플랫폼까지 관용차를 타고 들어와 과잉 의전이라는 비판을 받은 바 있다.
정치권에서도 여야 할 것 없이 일제히 비판 목소리가 나왔다.
이해식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당직자들을 황제 단식에 동원하고 있다고 한다”면서 이를 ‘황제 단식’, ‘갑질 단식’이라고 명명하며 ”단식을 하면서 이렇게 폐를 끼치는 건 처음 본다. 국민에, 정치권과 자기 당에, 하위 당직자에게 폐 끼치는 단식을 뭐 하러 하는가”라며 “이렇게 단식하면 동정 효과나 있을지 의문”이라고 날을 세웠다.
노웅래 민주당 의원도 페이스북에 “황 대표에 대한 하늘 높은 의전,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이렇게 대접 받으면서 투쟁을 해도 되겠는가”라며 “이러다 곧 대리 단식, 블루투스 단식까지 가겠다”고 꼬집었다.
김정화 바른미래당 대변인도 “30분마다 건강 체크, 소음 제어까지 신경 쓰는, 철통 보안 속 ‘의전 단식’에 진정성은 없고 의전왕의 행태만 있다”면서 “의전 쇼를 멈추고, 제1 야당 대표로서 최소한의 책임감을 되찾기 바란다”고 충고했다.
양봉식 기자 yangbs@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