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뜬금포·황제·출퇴근’…비아냥 받는 황교안표 단식 “개의치 않는다”

황교안 “죽기를 각오하고 있다”/ “안보와 경제 파탄…민주주의가 짓밟혀” / 심상정 “지소미아 뜻있다면 일본 아베 수상 관저 앞으로” / 박지원 “단식의 타임이 아니라 쇄신의 타임”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21일 오후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이틀째 총체적 국정실패 규탄을 위한 단식 투쟁을 이어가고 있다. 뉴시스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는 22일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종료 철회 등 3가지 조건을 내건 단식투쟁을 사흘째 이어갔다.

 

황교안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청와대 앞 분수대 광장으로 이동해 단식농성을 계속했다.

 

황 대표는 페이스북에 “단식투쟁을 시작하고 이틀이 지났다. 죽기를 각오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황 대표는 “대한민국의 안보와 경제가 파탄 났다. 자유민주주의가 무참히 짓밟히고 있다”며 “정부와 범여권이 밀어붙이는 폭거에 항거하기 위해 제가 여러분을 위해 할 수 있는 것이 단식이라는 현실이 서글프다. 하지만 냉엄한 현실”이라고 말했다.

 

다른 정당들이 자신의 단식을 ‘황제단식’, ‘민폐단식’,‘출퇴근’,‘뜬금포’ 등으로 비난하는 데 대한 반응이다.

 

황 대표는 “누군가는 저의 단식을 폄훼하고, 저의 생각을 채찍질하지만, 개의치 않는다”며 “저는 지켜야 할 가치를 지키기 위해 제 소명을 다할 뿐”이라고 했다.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 페이스북 화면 캡처.

 

황 대표는 지소미아가 23일 0시부터 종료되는 것을 두고 “지소미아 종료로 우리에게 닥칠 미래는 무엇이냐. 한미동맹은 절벽 끝에 서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설치법과 연동형 비례대표제 선거법을 두고도 “(이들 법안이) 통과되면 자유민주주의는 어떻게 되느냐"며 ”저는 지금 사생결단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저들의 폭력에 죽음을 각오하고 맞서야 한다. 국민의 명령이고, 우리가 정치하는 동기“라며 ”저는 두려운 것이 없다. 지켜야 할 가치를 잃은 삶은 죽음이기에, 죽어서 사는 길을 갈 것“이라고 말했다.

 

황 대표는 또 인적쇄신과 보수통합 등 현안과 관련해 ”혁신도 통합도 믿어달라. 모두 제가 책임지고 해내겠다“고 밝혔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2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본관 앞 계단에 설치된 천막에서 나와 차량으로 이동하고 있다. 뉴시스

 

앞서 지난 21일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 단식을 두고 범여권은 싸늘한 반응을 보였다. ‘단식쇼’에 대한 비판 공세가 이어진 가운데 황 대표는 “제 단식은 국민의 삶, 대한민국을 지키는 것 외에 다른 목적이 없다라”고 맞섰다.

 

윤관석 더불어민주당 정책위 수석부의장은 “곪아 터진 내부 문제를 외부로 돌리려는 속이 뻔히 보이는 정치 공세”라며 “주말마다 길거리로 뛰쳐나가는 것도 모자라 본인 당내 입지 위해 민생을 팽개치겠다는 것인가”라고 직격했다.

 

심상정 정의당 대표도 황 대표의 단식에 대해 “황 대표가 굳이 지소미아 유지를 위해 직접 나설 의지가 있다면, 가야 할 곳은 청와대 앞이 아니라 일본 아베 수상 관저 앞”이라며 “(패스트트랙 법안은) 대통령에게 철회를 요구할 사안이 아니다. 황 대표가 제1야당 대표로서 책임 있게 협상에 참여해 풀어나가야 할 숙제”라고 강조했다.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도 “황 대표는 잘못된 전선에 몸을 던진 것이라 생각한다"라며 "개혁을 위한 일에 지금이라도 처신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박지원 대안신당 의원은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과의 인터뷰에서 “지금은 자유한국당의 단식의 타임이 아니라 쇄신의 타임”이라며 “위기를 돌파하려고 (단식) 택했지만 결국 국민들은 코미디로 보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김경호 기자 stillcut@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