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찬, 황교안표 단식에 “극단적 정치…정치 불신만 높일 것”

“정치를 극단적으로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아” / “민생 법안이 매우 많이 쌓여있어”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확대간부회의에 참석해 현안 관련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뉴시스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22일 단식에 돌입한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를 향해 "오히려 국민에게 정치 불신을 높이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확대간부회의에서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철폐와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종료 철회 등을 요구한 황 대표를 두고 "단식을 하시는 분한테 드릴 말씀은 아니지만 이렇게 정치를 극단적으로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참 유감스럽지만 황 대표가 (국회의장과 여야 5당 대표 모임인) 정치협상회의에도 불참하고 패스트트랙 법안과 지소미아 종료에 반대하며 단식을 하고 있다”며 “또 한국당은 공정한 한미 방위비 분담금 협상을 촉구하는 결의안 채택에도 반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래서 어떻게 주권국으로서 국익을 지켜나갈 수 있겠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대표는 또 “국회에는 민생 법안이 매우 많이 쌓여있다. ‘유치원 3법’도 표결에 들어가야 하고 선거법과 사법개혁 법안도 곧 본회의에 부의될 예정”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한국당은 일체 협상에 응하지 않고 있다”고 질타했다.

 

그는 “어제도 정치협상회의가 있었는데 황 대표는 단식을 하는 바람에 참여하지 못했다. 여러 가지 논의가 실질적으로 진행되지 않아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남은 기간이라도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도록 참여해 논의에 임해달라”고 촉구했다.

 

이 대표는 이날 자정을 기해 종료되는 지소미아와 관련, “일본이 먼저 안보상 이유로 수출 규제를 건 이상 우리를 불신하는 국가와 군사정보를 공유할 수 없다”며 “지소미아 종료의 모든 원인과 책임은 일본에 있음을 분명히 한다”고 말했다.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22일 오전 청와대 분수대 광장에서 3일째 단식 중 물을 마시고 있다. 연합뉴스

 

한편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는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종료 철회 등 3가지 조건을 내건 단식투쟁을 사흘째 이어갔다.

 

황 대표는 페이스북에 “단식투쟁을 시작하고 이틀이 지났다. 죽기를 각오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황 대표는 “대한민국의 안보와 경제가 파탄 났다. 자유민주주의가 무참히 짓밟히고 있다”며 “정부와 범여권이 밀어붙이는 폭거에 항거하기 위해 제가 여러분을 위해 할 수 있는 것이 단식이라는 현실이 서글프다. 하지만 냉엄한 현실”이라고 말했다.

 

황 대표는 지소미아가 23일 0시부터 종료되는 것을 두고 “지소미아 종료로 우리에게 닥칠 미래는 무엇이냐. 한미동맹은 절벽 끝에 서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설치법과 연동형 비례대표제 선거법을 두고도 “(이들 법안이) 통과되면 자유민주주의는 어떻게 되느냐"며 ”저는 지금 사생결단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김경호 기자 stillcut@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