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에 전념하는 아빠는 루저다.’
이런 말 한 번 잘못 꺼냈다가는 엄청난 비난에 시달릴 것 같은 요즈음이다. 그러나 한국인의 76%가 이 말에 동의한다는 충격적인 결과가 나왔다. ‘성 평등’이나 ‘일 가정 양립’ 등의 가치가 중요시되는 분위기에도 실제로는 국민 의식의 저변은 제대로 바뀌지 않는 것은 아닌지 우려스러운 대목이다.
24일 독일의 시장조사기관 스태티스타(Statista)에 따르면 한국인의 76%가 ‘육아에 전념하는 아빠는 루저’라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글로벌 여론조사기관 입소스(Ipsos)는 지난해 말부터 올해 초 한국 등 세계 27개국의 성인 1만8800명을 대상으로 ‘집에서 아이를 돌보는 남성은 남자답지 못한가(whether a man who stays home to look after his children is less of a man)’를 주제로 설문을 진행했고, 스태티스타가 이 결과를 인용했다.
이는 2위인 인도(39%)와도 차이가 컸다. 3위는 브라질(26%)이었고, 러시아(22%)와 이탈리아(21%) 등이 뒤를 이었다.
영국·독일·스페인·호주(이상 13%)와 미국(14%), 독일(18%) 등 서구 선진국은 물론 일본(15%)까지 이에 대해 찬성하는 경우는 10%대에 불과했다. 스태티스타는 이에 대해 “영국과 미국 등에서는 13~14%만이 이에 동의했으나 한국에서는 76%라는 터무니 없는 결과가 나왔다”고 밝혔다.
김준영 기자 papenique@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