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안정치연대 소속 박지원 의원은 25일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를 향해 연동형 비례대표제 등이 담긴 선거법 개정안을 저지하려면 협상이 최선이라며 단식을 풀라고 권했다. 자신을 향해 '제거' '놈'이라는 거친 언사를 구사한 한국당 김무성 의원과 관련해선 "참 거시기했지만 우리사이엔 싸울 형편이 안된다"라는 말로 이해하고 넘어갔다.
◆ 선거법 막으려면 단식 아닌 협상해야
박 의원은 이날 KBS라디오 '김경래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지소미아도 그렇고 패스트트랙, 선거구 조정 이런 문제의 해결을 위해서 (지금은) 단식 타임이 아니라 협상 타임이다. 날씨도 춥고 건강도 문제가 되기 때문에 종료하시라"고 황 대표에게 촉구했다.
진행자가 "단식은 선거법 때문이라고들 많이 해석하는 것 같다"고 궁금해 하자 박 의원은 "그러려면 목적이 분명했어야 한다"라며 "만약 제1야당 대표가 지소미아가 그렇게 지속되리라고 생각했다고 하면 저는 오판이라고 생각한다. 이건 풀릴 수밖에 없는 것(이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사실 저는 연동형 비례대표제, 선거구 조정 문제에 있다 이렇게 보고~"라는 황 대표 단식의 목표가 선거제 개편안 저지에 있는 것같다고 판단했다.
박 의원은 "(패스트트랙 선거제는) 어떤 의미에서 보면 결국 한국당만 큰 손해다(고 한국당이 분석하는 것 같다) 왜?, 다른 야당은 민주당 1중대, 2중대, 3중대, 4중대 아니냐. 그렇기 때문에 양 당 다 과반수가 안 되더라도 결국 진보개혁 세력이 연정 혹은 연합하면 자기들은 군소정당으로 추락할 수도 있다 이런 것 때문에 반대(하는 것 아니냐)"면서 "이러한 문제도 나와서 협상을 해 봐야지. 정치는 말로 하는 거지 단식으로 하는 게 아니다. 나오셔야 한다"고 말했다.
◆ 단식 만류하는 방문이어야지, 전광훈 목사 등은 부추겨
박 의원은 황 대표 단식투쟁 현장을 많은 인사들이 찾은 것과 관련해 " 단식을 만류하고 종료시키는 방문이 되어야지 이거 무슨 잘됐다 하는 식은 안 된다"고 꼬집었다. 즉 "한국당 지도부들, 심지어 전광훈 목사까지 단식을 격려하고 부추기고 그러한 방문이 되어서는 안 된다"는 것.
그는 "이낙연 총리도 잠깐이라도 방문 했고 정홍원 전 총리도 방문을 했다고 하면 이제 종료하고 협상을 통해서 대화를 통해서 정치를 풀어나가야지 단식을 통해서 풀어나가는 방법은 옳지 않다"라는 말로 거듭 단식 중단을 설득했다.
◆ 김무성 '박근혜 탄핵 금메달'이라 했을 땐 아무 말 없더니...자기 살기 위해서 '센 말' 한 듯
'단식은 버려야할 구시대 유물이다'라고 꼬집은 자신에 대해 "부끄러움을 모른다. 이번 선거에서 제거되어야지 정치가 발전한다", 심지어 "~놈"이라는 센 발언을 한 김무성 의원에 대해선 "참 저도 거시기했다"며 입맛을 다셨다.
그러면서 박 의원은 "지금도 김무성과 박지원은 제일 서로 이념은 다르지만 이해하고 좋은 관계라고 믿는다. 제가 지난 2년간 김무성 대표가 박근혜 대통령 탄핵의 가장 큰 협력자고 ×탄핵의 금메달은 김무성’, ‘은메달은 박지원’이다 이렇게 해 왔다"라며 "박근혜 탄핵이 국민들로부터 많은 지지를 받을 때는 (김 의원이) 아무 이야기를 안 했다. 그러다가 황교안 체제가 들어서면서 도로박근혜당으로 돌아가고 박근혜에 대한 한국당 내의 입지가 좋아지니까 갑자기 김무성 대표가 저에 대해 한 서너 번 '놈', 뭐 '제거' 이런 것보다 더 강한 이야기를 했다"고 지적했다. 더 강한 발언의 예로 '그 입 다물어라'를 들었다.
박 의원은 "김무성이 당내 입지나 여러 가지를 생각해서 박지원에게 '놈', '제거'. 자기가 제거한다고 해서 내가 제거될 사람도 아니다"고 받아 넘긴 뒤 "자기 살기 위해서 했기 때문에 그렇게라고 해서 김무성 전 대표가 잘됐으면 좋겠다"고 뼈있는 말을 남겼다.
박 의원은 "우리 사이에 싸울 형편이 안 된다. 내가 야당 대표 할 때 김무성 대표가 많은 것을 양보해 줬고 많은 명분을 살려줬다. 그렇기 때문에 제가 이번에는 김무성 잘되는 길이 있다고 하면 '놈' 아니라 '제거' 아니라 그 이상 백배(이상 되는) 이야기도 듣고 참아야 한다 그런 협력 관계를 하겠다"라며 통크게 웃어넘기겠다고 했다.
박태훈 기자 buckbak@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