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호 사장, 아세안 정상들에 제안 / ‘한류’ 넘어서는 ‘亞 무브먼트’ 개념 설명 / “분절된 OTT론 글로벌 콘텐츠 힘들어 / 하나로 힘 합쳐 아시아‘웨이브’ 만들어야 / 앞으로 게임도 별도 OTT로 출시될 것”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이 25일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 문화혁신포럼에서 연설 하고 있다. SK텔레콤 제공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이 아시아 각국 정상과 국내외 콘텐츠 제작사·플랫폼 기업 대표가 모인 자리에서 ‘아시아 콘텐츠 연합’을 만들자고 제안했다.
박 사장은 25일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 문화혁신포럼’에 연사로 참석해 ‘한류’를 넘어서는 ‘아시안 무브먼트’ 개념을 제시하면서 ‘T.E.A.M.(Tech-driven Entertainment for Asian Movement)’ 프로젝트 구상을 밝혔다.
이 프로젝트는 기술 기반 혁신 역량에 아시아적 가치를 더해 아시아 전체가 글로벌 콘텐츠 제작을 위한 하나의 ‘팀’이 되자는 취지로 마련한 것이다. 자본 투자는 물론 기술 협력 및 제작 역량 교류·육성 등을 지원하는 ‘아시아 콘텐츠 스튜디오’를 설립하고, SK텔레콤 등이 참여한 한국의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플랫폼 ‘웨이브’를 아시아의 ‘웨이브’로 만들어 아시아 전체가 협업하는 미디어 플랫폼을 구축하겠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박 사장은 미디어 산업에서 기술보다 더 중요한 것이 바로 ‘문화적 주체성’이라고 강조하면서 “아시아의 고유한 DNA(유전자)를 바탕으로 전 세계가 공감할 만한 콘텐츠를 함께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아시아 전체 250여개의 분절된 OTT로는 아시아의 가치를 담은 글로벌 대작 콘텐츠를 만들기 힘들다”며 “하나로 힘을 합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한국은 미국, 영국에 이은 세 번째 콘텐츠 수출국”이라며 “한류가 아시아의 문화적 역량을 기반으로 하고 있는 만큼 아시아 전체가 힘을 합치면 이를 뛰어넘는 ‘아시안 무브먼트’가 가능하다”고 역설했다.
이날 발표에는 세계적인 아이돌 그룹 BTS를 탄생시킨 빅히트 엔터테인먼트의 방시혁 대표, 아시아 대표 엔터테인먼트 기업 iME의 브라이언 차우 대표, 넷플릭스의 리드 헤이스팅스 CEO(최고경영자) 등이 참석했다. SK텔레콤은 이들 회사를 포함한 국내외 콘텐츠 기업과 관련 논의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박 사장은 올해 상용화한 5G가 미디어 콘텐츠 시장에 큰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슈퍼볼(미국 프로미식축구 NFL의 챔피언결정전)을 넘어서는 롤드컵(게임 리그오브레전드 월드챔피언십) 시청 인기에서 볼 수 있듯 e스포츠가 새로운 스포츠 장르로 자리매김하고 있다”며 “향후 게임도 미디어 장르의 하나로 별도 OTT 서비스로 출시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어 “기술 기반의 문화산업 혁신을 통해 한·아세안 전체에 의미 있는 문화적·경제적 성장을 도모할 수 있을 것”이라며 “미디어, 게임 등 공간 제약이 없는 디지털 산업의 경우 온라인에 익숙한 젊은 세대가 많은 아시아 시장에서 더 크게 성장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