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개大학생들, 30일 '청년 실업률 비판' 집회 연다

‘조국 사태’를 계기로 공정사회를 외쳤던 서울대생들이 이번엔 광화문에서 소득주도 성장과 높아지는 청년 실업률을 비판하는 집회를 연다. 서울대 재학생·졸업생을 중심으로 연세대, 고려대 등 16개 대학 학생들이 발족한 ‘공정추진위원회’의 세 번째 광화문 집회다. 

지난 2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역 인근에서 공정추진위원회가 첫 집회를 열고있는 모습. 뉴스1

◆서울대 등 대학생들 “청년 취업률이 올랐다고? 누가 취업했나”

 

26일 교육계 등에 따르면 공정추진위원회는 오는 30일 오후 서울 광화문에서 ‘소득주도 성장 성과있다?’ 집회를 연다. 특히 학생들은 이날 집회에서 정부의 소득주도 성장 정책 이후 높아지는 청년 실업률을 비판할 예정이다. 

 

추진위원회는 “(현 정부는) 경제가 좋아지고 있다고 하지만 (청년인) 우리는 그렇지 않다”며 “(청년) 취업률은 올랐다지만, 누가 취업했는지 알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경제가) 좋아졌다고는 하지만 왜 우리는 느끼지 못하는지, (실제로) 좋아지지 않았는지, (좋아졌는데) 우리만 느끼지 못하는지 (집회를 통해) 알아보려 한다”며 “정부가 좋은 것만을 골라서 국민을 호도하려고 하는지 알아보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가 사실을 기만하면 어려움에 빠지는 것은 국민”이라며 “진실을 왜곡하고 바로 알리지 않은 것은 우리가 원하는 공정한 대한민국과 거리가 멀다”고 강조했다. 앞서 추진위원회는 지난 2일과 16일 광화문에서 현 정부의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설치와 자사고 폐지 등 교육 정책을 비판하는 집회를 열었다.

 

서울대 등 대학생들이 현 정부의 공수처 설치 문제와 교육 정책에 이어 경제정책을 비판하는 집회를 여는 것은 높아지는 청년 실업률과도 무관하지 않다.

 

이날 통계청에 따르면 2019년 8월 기준 20대 정규직 일자리는 219만4000개로 2017년 같은 달 234만1000개에 비해 크게 줄었다. 특히 2013년과 2015년 각각 223만2000개, 231만6000개로 상승 추세에 있던 20대 정규직 일자리는 올해 감소했다. OECD에 따르면 2018년 기준 한국의 청년(15∼24세) 고용률은 26.2%로 35개 회원국 중 30위에 그쳤다. 

 

서울대와 연세대, 고려대 등 16개 대학교 재학생과 졸업생들이 발족한 공정추진위원회 3차 집회 포스터. 이들은 오는 30일 오후 광화문에서 현 정부의 소득주도 성장과 높아지는 청년 실업률을 비판하는 집회를 연다.

◆대학생들, 문재인정부의 자사고 폐지와 공수처 설치도 비판

 

추진위원회는 지난 16일 서울 광화문에서 자율형자립고와 외국어고등학교를 폐지하겠다는 정부 정책을 비판했다. 이들은 그날 집회를 통해 “국민의 요구는 입시제도를 불공정하게 사용한 자들을 처벌하라는 것이지, (자사고와 외고의) 폐지가 아니었다”며 “한국 교육은 불공정에 신음하고 있다. 동심 팔아 표심 구걸하는 세뇌 교육을 중단하라”고 주장했다.  

 

김근태 공정추진위 대표는 “조국 사태에서 국민이 가장 분노한 것은 부모 직위와 권력을 이용해 자녀에게 입시 자유이용권을 만들어 주었다는 점”이라며 “그러나 수시 제도를 강화하고 제도를 악용할 수 있는 여지를 제공한 것에 대한 반성 없이 자사고와 외고를 폐지한다고만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조국 사태를 지켜본 국민의 요구는 부모의 직위와 권력이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입시제도를 수정하라는 것”이라며 “그런 요구는 무시하고 정부는 무조건적인 평등을 추구하며 교육의 다양성을 파괴하고 교육환경을 어지럽히고 있다”고 강조했다.

 

앞서 ‘조국 사태’를 계기로 조 전 법무부 장관 해임을 촉구했던 서울대와 카이스트, 고려대 등 16개 대학 학생들은 지난 2일 공정추진위를 발족하고 첫 집회를 열었다. 이들은 당시 공수처가 많은 문제가 있다며 “국민적 토의 없이 진행되는 공수처는 권력의 칼이 될 뿐”이라고 주장했다.

 

염유섭 기자 yuseoby@segye.com